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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탈중앙화의 역설…'비트코인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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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의 역설…'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비트코인의 정치학 = 데이비드 걸럼비아 지음. 이대희 옮김.
비트코인이 탄생한 지 2년 정도가 지난 2010년 무렵, 30달러짜리 피자 한 판을 사려면 비트코인 1만개가 필요했다. 지금은 비트코인 1개로 30달러짜리 피자 3천100여개를 살 수 있다. 어질어질한 가격 상승이다.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를 표방하며 2008년 나왔다. 직접적 원인은 금융위기였다.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중앙은행은 돈을 마구 풀었다. 도덕적 해이에 빠져 금융위기를 초래한 금융기업들을 국민 혈세를 들여 살려준 것이다.
더는 국가와 중앙은행을 믿지 못하겠다며 나온 게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한 비트코인이었다. 블록체인은 중앙은행이 아니라 네트워크에 참여한 개인들이 정보를 암호화해 저장·공유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버지니아커먼웰스대(VCU) 영문학과 교수를 지낸 저자는 비트코인을 통한 탈중앙화는 비트코인 지지자들의 이상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비트코인이 광범위하게 채택된다는 의미는 은행가, 금융가, 정치가들의 합류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실제 비트코인이 확산하자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월가의 자본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은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보유하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널리 퍼질수록 주류에 포섭될 가능성이 커지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비트코인은 무정부 자본주의, 승자독식 등 극단적 우파의 정치적 시각을 담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는 암호 화폐의 기반이 되는 경제적·정치적 사상의 상당 부분이 밀턴 프리드먼,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폰 하이에크 등 우파 경제학자들의 자유주의 사상에 기초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에코리브르. 160쪽.

▲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 = 에밀리 부틀 지음. 이진 옮김
진정성 있는 음악, 진정성 있는 사과, 진정성 있는 광고…. 진정성만이 살아남는 세상이다.
하지만 문화비평가인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진정성에 가닿아야 한다는 생각에 의문을 가지라고.
"진정성은 본래 자유를 추구하는데, 그것이 하나의 교리가 될 때 오히려 자유를 빼앗는다는 것이 바로 진정성의 역설이다. 우리가 '자신의 진실에 따라' 살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좋은 일이겠지만,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는 개념에 나는 이의를 제기한다."
저자는 셀럽', '예술', '제품', '정체성', '순수성', '고백'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우리가 진정성에 집착하는 이유를 살펴본다.
푸른숲. 248쪽.
buff27@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