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우승 공헌에 정과 의리를 생각해야 하나, 아니면 냉철하게 상황 판단을 해야 하나.
KIA 타이거즈와 소크라테스의 동행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통합우승팀 KIA의 겨울은 더 바쁘다. 우승했다고 만족하면 프로의 자세가 아니다.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할 전력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 의지가 외국인 선수 계약에서부터 느껴진다.
KIA는 올해 에이스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준 네일에 무려 180만달러를 안겼다. 올해 연봉이 70만달러였던 걸 감안하면 '역대급 인상 폭'으로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남은 두 자리. 일단 기대에 미치지 못한 대체 선수 라우어와의 이별은 기정사실처럼 보인다. 네일과 함께 건강한 몸으로 꾸준히 던질 수 있는 투수를 찾고 있다. 메이저리그급 투수를 영입한 두산 등 타 팀들의 공격적 외인 구성 방향성을 고려할 때 네일에 버금가는 2선발이나, 오히려 네일을 뛰어넘는 1선발급 새 외인투수라면 최상이다.
고민은 타자다.
소크라테스다. KIA 구단과 팬들을 울렸다, 웃겼다 하는 '마성의 존재'다.
2022년 처음 왔으니 벌써 3년을 함께 했다. 캐릭터가 확실하다. 시즌 초반 죽을 쑤다, 퇴출설이 나올 무렵이면 마법같이 살아난다. 시즌이 끝날 때에는 결국 성적으로 보여줄 건 다 보여준다. 그러니 매년 재계약을 할 수밖에 없는 KIA였다.
올해는 더 골치가 아프다. 일단 통합 우승에 기여를 했다. 소크라테스 혼자 우승을 시켰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 충분한 값어치를 했다.
여기에 개인 성적도 커리어하이였다. 타율 3할1푼 26홈런 97타점 13도루. 초반부터 달렸다면 30홈런-100타점도 가능했다.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이만한 성적을 올려줄 외인 타자를 찾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타자의 경우 새 리그 적응 과정이 투수보다 불확실성이 크다는 위험성도 있다.
소크라테스는 올해 총액 120만달러에 도장을 찍었었다. 팀 성적, 개인 성적 모두 좋았으니 연봉이 올라야 하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그렇게 되면 '고액 외인'으로 분류가 되는데, 그 정도 규모의 큰 투자를 하기에 뭔가 아쉬운 부분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일단 KIA는 더 좋은 선수가 눈에 띄면, 소크라테스와의 이별도 감수하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통상 팀들이 통합 우승을 하면, 그 공로를 인정해 재계약으로 가기 마련인데 KIA는 현실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있다. 단지 정에 휘둘리지는 않겠다는 스탠스다.
물론 그렇다고 소크라테스의 재계약이 아예 물건너간 건 아니다. 더 나은 선수를 찾지 못할 수도 있고, 연봉 협상 과정에서 소크라테스가 지나친 인상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양측이 전격 합의를 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