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어떻게든 내년에 1군에서 던지는게 목표다."
고마움 뿐이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본인에게 구단에서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보답을 위해서라도 내년에 1군에서 던져야 한다.
LG 트윈스의 2년차 우완 투수 허용주(21)는 아직 1군 데뷔를 하지 못했다.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수술을 받은 허용주는 올해는 특별 훈련을 했다.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데 제구가 안되다보니 2군에서도 볼넷을 남발했다.
6월까지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9.39를 기록. 7⅔이닝 동안 안타는 6개만 허용했지만 볼넷이 무려 14개였다.
LG 염경엽 감독은 허용주가 실전에서 던지는 것보다 훈련을 통해 기술적인 부분을 다듬는 것이 제구를 잡는데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잠실 홈경기를 할 때마다 허용주를 1군에 불러 직접 훈련을 시켰다.
효과가 있었다. 9월 말 퓨처스리그에 다시 오른 허용주는 4경기에서 3⅓이닝 동안 5안타 3볼넷을 기록했다. 3경기에선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으나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5일 SSG전에서 3볼넷을 허용했다. 이후 가을리그까지 던진 허용주는 이번엔 일본에서 마무리 캠프를 했다. LG 1군은 이천, 2군은 통영에서 훈련을 했는데 뜬금없이 일본 나고야로 이지강 성동현 이주헌과 함께 떠난 것. 자매구단인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의 마무리 캠프에서 주니치 선수들과 함께 똑같은 스케줄로 훈련을 했다.
허용주는 "딱히 보여드린 것이 없는데 감독님을 비롯데 코칭스태프, 프런트에서 일본에서 마무리 캠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몇번이고 구단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주니치 1,2군 선수들이 함께한 마무리 캠프에서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을 하며 끝까지 소화한 허용주는 "주니치도 꽤 힘들게 훈련을 하더라"라고 했다. 그가 말한 주니치 스케줄도 훈련이 꽤 촘촘했다.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훈련인데 그 중 쉬는 시간이 점심식사 30분 뿐이었다고. 나머지 시간엔 계속 훈련이 이어졌다고 한다.
가장 인상 깊은 건 러닝. 허용주는 "러닝을 엄청나게 많이 했다. 그것은 한국과는 확실히 달랐다"라고 했다. 그리고 투수가 내야 펑고를 받는 훈련도 꽤 했다고. 직접 수비를 하면서 공을 던지면서 집중력을 키웠다. LG 선수들은 주니치 훈련이 모두 끝난 이후 야구장에 남아 LG 훈련도 이어서 했었다. 주니치 선수들보다 훈련량이 더 많았다.
허용주는 제구를 잡기 위한 훈련을 이어나갔다. 1군 훈련 때 백스윙을 줄이는 것을 계속했다고. 허용주는 "감독님께서 백스윙이 너무 크다고 하셔서 작게해서 던지는 것을 계속 연습했다"며 "2군 경기에서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제구가 좋았다"면서 "일본에서도 불펜 피칭도 하고 라이브피칭도 했는데 볼넷이 없었고, 직구도 크게 빠지지 않고 존 근처로만 갔다"며 꽤 성과가 있었음을 말했다. 비시즌에도 공을 던지면서 지금의 투구폼을 확실히 익힐 계획이다.
울산 가을리그에서 최고 155㎞까지 찍었던 허용주에게 구속을 좀 더 올리고 싶은 생각이 있냐고 묻자 "공이 아무리 빨라도 제구가 어느 정도 뒷받침 돼야 시합에 나갈 수 있다. 피칭장에서 공이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게임에 나가는 건 아니다"라며 "지금은 구속보다 제구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구속보다 제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1m94의 장신 투수인 허용주가 내년시즌 LG의 강속구 불펜 투수로 떠오를 수 있을까. 모두가 일본까지 가서 훈련한 성과가 보고싶다.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