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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들로 채운 1조8764억짜리 우주 최강 로테이션, LAD 스넬마저 삼겼다...다음 타깃은 日 사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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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가 FA 선발투수 랭킹 2위 블레이크 스넬을 영입했다는 소식이다.

MLB.com 마크 파인샌드 기자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두 차례 사이영상 수상자로 이번 FA 시장 톱클래스 선발투수로 꼽히는 블레이크 스넬이 월드시리즈 챔피언 다저스와 5년 1억8200만달러(약 2542억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MLB 네트워크 존 헤이먼 기자는 '총액 중 사이닝보너스는 5200만달러이며 일부는 지급 유예(deferrals)로 묶였다'며 '트레이드 거부권은 없지만, 트레이드할 경우 정해진 보너스를 준다는 조항이 설정됐으며, 옵트아웃 조항은 없다'고 세부 내용을 전했다.

이 소식은 스넬 본인이 인스타그램 계정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올리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스넬,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나우, 그리고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을 마친 오타니 쇼헤이까지 강력한 1~4선발을 구축했다. 이들 4명의 합계 몸값만 13억4350만달러(약 1조8764억원)에 이른다. 쉽게 말해 돈으로 구축한 로테이션이라는 얘기다. 4명 중 다저스 팜 출신은 하나도 없다.

헤이먼 기자는 이어 '다저스는 4명 말고도 클레이튼 커쇼, 더스틴 메이, 토니 곤솔린, 바비 밀러 등이 선발 대기 중이고, 사사키 로키 영입도 유력하게 점쳐진다'고 덧붙였다. 만약 사사키마저 품에 안는다면 선발 5명을 모두 '이방인'으로 채우는 셈이 된다.

커쇼의 바통을 받아 에이스로 자리잡으리라 믿었던 워커 뷸러(FA)와 밀러가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훌리오 유리아스가 불미스러운 일로 이탈하면서 팜 출신 명맥이 끊긴 다저스는 외부에서 굵직한 선발투수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다저스는 내년 시즌 2명 또는 사사키를 포함하면 3명의 일본인 투수를 쓰기 때문에 '6인 로테이션'을 가동해야 한다. 스넬 영입의 중요한 이유라고 보면 된다.

스넬은 당초 예상보다 좋은 대우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총액은 물론 평균연봉(AAV) 3640만달러도 이달 초 현지 매체들이 예상한 수치를 넘어섰다. 스넬의 시장 가치에 대해 ESPN은 4년 1억2400만달러, MLBTR 5년 1억6000만달러, 디 애슬레틱 4년 1억1000만달러, 팬그래프스 3년 1억500만달러, 블리처리포트 5년 1억5800만달러를 각각 예측했었다.

특히 AAV는 뉴욕 양키스 게릿 콜의 3600만달러보다 많아 주목을 끈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전날 기쿠치 유세이를 3년 6300만달러에 LA 에인절스로 보냈고, 앞서 지난 9월에는 3루수 맷 채프먼을 5년 1억6200만달러의 연장계약으로 샌프란시스코에 남겼다. 올해 FA 시장에서 보라스의 고객으로 소토와 FA 선발 1위 코빈 번스가 아직 남아 있다.

스넬은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년 6400만달러에 FA 계약을 하면서 2025년을 선수 옵션으로 설정해 월드시리즈 끝난 뒤 이를 포기하고 FA 시장에 나갔다. 훈련량 부족으로 올시즌 초반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51로 부진을 겪으며 부상자 명단에도 두 번이나 등재됐던 그는 7월 초 복귀 후 14경기에서 80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23, 114탈삼진, 피안타율 0.123의 빛나는 투구를 이어가며 가치를 높였다. 특히 8월 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9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아내는 생애 첫 완투를 노히터로 장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스넬은 2018년 탬파베이 레이스, 작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두 번 사이영상을 수상했지만, 잦은 부상과 불안한 제구로 늘 내구성에 관해 우려를 샀다. 그러나 14경기 연속 3실점 이하로 투구를 하며 안정감을 보였고, 같은 기간 9이닝 평균 볼넷 3.36개, 탈삼진 12.55개를 마크하며 사이영상 투수다운 위용을 되찾았다.

2016년 탬파베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스넬은 2018년 21승5패, 평균자책점 1.89로 AL 사이영상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부상을 떨치지 못하고 매년 규정이닝을 미달하다 2020년 12월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고, 그 뒤로도 들쭉날쭉한 피칭을 이어갔다. 하지만 작년 14승9패, 평균자책점 2.25의 호투로 NL 사이영상을 수상하고 FA가 돼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했다.

메이저리그 9년 통산 1096⅔이닝을 던져 76승58패, 평균자책점 3.19, 1368탈삼진를 기록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