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신청을 앞두고 있는 김혜성이 후배 김도영의 MVP 호명에 진심어린 박수를 보냈다.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KIA 타이거즈의 김도영(21)이 MVP의 영예를 안았다. 김도영은 투표인단 101표 중 95표를 획득하며 리그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올 시즌 김도영의 성적은 눈부셨다.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7리,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143득점은 2014년 서건창의 종전 기록(135득점)을 훌쩍 뛰어 넘었다.
7월 23일 NC전에서는 1회말 내야안타, 3회말 2루타, 5회말 3루타, 6회말 25호 홈런을 쉼 없이 네 타석 연달아 터뜨리며 KBO 역대 31번째이자 최소 타석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는 1996 김응국에 이어 역대 2번째 기록이다.
8월 15일 키움전에선 시즌 30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KBO 역대 9번째(선수로는 7명째)이자 최연소(20세 10개월 13일) 최소경기(11경기) 30-30을 달성했다. 또한 2015년 에릭 테임즈(전 NC) 이후 첫 40(홈런)-40(도루)에 도전하며 마지막까지 리그 흥행을 이끌었다.
11월 말부터 진행될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앞둔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25)은 2루수 부문 수비상을 수상했다. 올해 타율 0.326, 11홈런, 75타점, 30도루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김혜성은 MLB 닷컴으로부터 "KBO리그에서 손꼽는 수비 능력을 갖춘 2루수"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시애틀 매리너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이 김혜성의 영입에 관심을 보일만한 구단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상식에서 한 테이블에 나란히 앉은 김혜성과 김도영은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우정을 과시했다. 김혜성은 4살 어린 후배의 MVP 수상에 진심으로 축하를 보내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지난 9월 초 부상을 당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김도영은 김혜성의 따뜻한 위로를 받기도 했다.
김혜성이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다음 타자는 김도영이 될 확률이 높다. KBO리그 규정에 따르면 7시즌을 뛰면 포스팅을 통한 해외 진출이 가능하며, 3시즌을 소화한 김도영은 4시즌을 더 뛰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릴 수 있다.
대만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예선라운드에서 김도영은 타율 4할1푼7리(17타수 7안타) 3홈런 10타점을 기록했는데, 7개의 안타 중 5개가 장타였다. 특히 쿠바전에서 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 리반 모이넬로를 상대로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도영은 MVP 수상소감에서 "앞으로도 겸손한 자세로 운동하겠다. 느낌표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팬들의 가슴을 울리는 감성 멘트도 잊지 않았다.
"앞이 보이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찼던 날들이 숱하게 있었다. 그때 '너를 믿어라 그리고 나중에 누군가는 널 보며 위안을 얻을 거다'라고 누가 해준 말이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이 지금의 저를 보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