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터뜨린 맷 데이비슨. 과연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NC 다이노스 데이비슨은 성공적인 KBO리그 데뷔 시즌을 보냈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 쓰라린 실패를 경험한 데이비슨은 2024시즌을 앞두고 NC와 계약하며 한국 무대 도전에 나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타율 3할6리에 154안타-46홈런-119타점. OPS 1.003으로 중심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5월 8홈런, 6월 12홈런 등 꾸준하게 홈런 개수를 늘려가며 김도영(KIA) 최정(SSG)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그 결과 46홈런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40홈런을 넘긴 타자는 데이비슨이 유일하다. 올 시즌 유독 외국인 타자들이 홈런 레이스에서 막판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데이비슨만큼은 당당하게 가장 많은 홈런을 터뜨렸다. NC는 현재 데이비슨과 다음 시즌 재계약을 협상 중이다.
데이비슨의 주 포지션은 1루. 하지만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은 쉽지 않을 수 있다. 너무 막강한 경쟁자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다.
지난해 LG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효자 외인' 오스틴은 올해도 LG 타선에서 단비같은 활약을 펼쳤다. 140경기를 뛰면서 타율 3할1푼9리 168안타-32홈런-132타점 OPS 0.957로 팀내 최고 타자였다.
홈런과 OPS에서는 데이비슨이 앞서지만, 오스틴이 가지고 있는 임팩트가 워낙 크기 때문에 경쟁이 쉽지는 않다. 26일 개최된 KBO 시상식에서 1루수 수비상은 오스틴이 수상했다.
물론 개인 타이틀 가운데 가장 위엄있는 '홈런왕'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하는 것도 그것대로 충격이다. 역대 '홈런왕'들은 대부분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었었다.
실패 사례들은 이변에 가까웠다. 1998년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그해 홈런왕이었던 타이론 우즈가 이승엽에게 밀려 수상에 실패했고, 2004년 포수 부문에서는 홈런왕 박경완이 홍성흔에게 밀려 수상하지 못했었다. 2015년에는 무려 53홈런을 쳤던 박병호가 40-40을 달성하며 몬스터 시즌을 보낸 에릭 테임즈에게 밀려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했던 사례가 있다.
둘 중 누가 받아도 납득이 가는 쟁쟁한 라이벌. 아직 골든글러브 투표가 시작되지 않은 가운데, 데이비슨의 역전극이 가능할지 아니면 팀 성적과 시너지까지 이룬 오스틴이 2년 연속 황금장갑을 가져갈지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