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내셔널리그(NL) MVP에 선정되며 이번 오프시즌서 7개의 상을 거머쥐었다.
오타니의 수상 퍼레이드는 양 리그의 최고의 타자에게 수여하는 행크애런상, 최고의 지명타자가 받는 에드가 마르티네스상, ML선수노조 주최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즈'의 NL 올해의 선수상, 스포팅뉴스 올해의 메이저리그 선수상, NL 지명타자 실버슬러거, MLB 선정 올 MLB 팀, 그리고 MVP로 이어졌다.
오타니가 올시즌 이룬 최고의 업적은 누가 뭐래도 50홈런-50도루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최초의 기록이다. 해당 기록을 달성한 장면도 극적이었다. 지난 9월 20일(한국시각)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6타수 6안타 3홈런 2도루 10타점을 때리며 50-50에 입맞춤했다.
이와 관련해 '커미셔너 공로상(Commissioner's Historic Achievement Award)'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만하다.
MLB는 커미셔너 공로상에 대해 '역사적으로 중요한 업적을 인정받는 개인이나 팀에 수여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1998년 제정된 이 상은 지금까지 16차례 시상식이 열렸다. 매년 수상자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커미셔너가 대상자들을 평가하고 결정하면 언제든 시상식을 열 수 있다. 또한 시상식 날짜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해를 넘겨 수상자를 발표할 수도 있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판단으로 시상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올해 업적을 놓고 수상자가 나올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2022년과 2023년에는 수상자가 없었다. 그런데 가장 최근 수상자가 바로 오타니다. MLB는 오타니가 만화같은 투타 겸업을 첫 수행한 2021년 "오타니의 2021시즌은 너무나 특별하고 충격적이었고 전례가 없었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이를 공식적으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업적으로 인정했다"며 그를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오타니는 그해 타자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OPS 0.965, 투수로 9승2패, 평균자책점 3.18, 156탈삼진을 올리며 1919년 베이브 루스 이후 102년 만에 투타에서 모두 최정상급 실력을 뽐내며 만장일치로 MVP를 수상했다. 커미셔너 공로상이 주어질 만했다.
오타니는 2022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규정타석과 규정이닝을 채웠고, 2023년에는 44홈런으로 AL 홈런왕에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 167탈삼진을 마크하며 투타 겸업 신화를 연속으로 썼지만, 더 이상 커미셔너 공로상과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한 선수가 두 번 수상하지 말라는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가 사상 첫 40홈런-70도루를 달성하고도 커미셔너 공로상을 받지는 못했는데, 50-50에 관해서도 비슷한 평가를 내린 것일 수도 있다.
역대 커미셔너 공로상 주요 수상자들의 면면을 보자. 첫 해인 1998년에는 역사적인 홈런 경쟁을 벌인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가 공동 수상했다. 이어 칼 립켄 주니어가 1998년 연속경기 출전 행진을 2632경기에서 스스로 멈춘 뒤 수상자가 됐다.
2001년 한 시즌 최다인 73홈런을 때린 배리 본즈도 수상했다. 2004년에는 이치로 스즈키가 한 시즌 최다인 262안타를 쳐 역사적인 업적으로 인정받았다. 2006년에는 로베르토 클레멘테가 유일하게 사후(posthumously) 수상자로 결정됐다. 통산 최다 세이브 주인공인 마리아노 리베라가 2013년, 65년간 다저스 경기를 중계한 빈 스컬리와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와 득점의 주인공인 데릭 지터가 2014년 나란히 커니셔너 공로상을 받았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는 116승으로 한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우며 팀으로는 유일한 수상자 기록을 남겼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