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좌완 부족에 시달리던 롯데 자이언츠의 새로운 별이 될 수 있을까.
박재민(23)이 긴 재활을 끝내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5월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았고, 긴 재활을 거쳐 이제 캐치볼을 막 시작하는 단계다.
박재민에겐 모교의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경사가 교차된 한 해였다. 박재민은 전주고의 르네상스 시작을 알린 선수다. 2019년 에이스로 활약하며 조원빈(피오리아 치프스)과 함께 팀을 협회장기(현 이마트배)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후배 정우주(한화 이글스)가 이끈 올해의 전주고는 청룡기와 봉황대기 우승을 차지하며 1985년 황금사자기 이후 39년간 전국대회 무관이었던 오랜 굴욕을 씻어냈다. 박재민은 "현장은 찾지 못했지만 정말 뿌듯했다. 정말 힘이 되는 소식이었다. 내가 못한 우승을 이뤄낸 후배들이 멋있다. 프로에서 더 잘해서 자랑스러운 선배가 돼야할텐데"라며 웃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을 보며 야구공을 잡은 베이징키즈다. 전주고 졸업 후 2020년 2차 2라운드(전체 14번)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을 만큼 톱클래스의 좌완 유망주다. 복지관에서 시회복무요원으로 지난해 11월 병역을 마쳤다.
한창 1군을 노리고 몸을 만들던 올해 5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것. 팔꿈치 수술은 고교 시절에 이어 2번째다.
박재민은 "ITP(단계별 투구 재활프로그램) 잘 하고 있다. '지옥주'는 이제 끝났다. 곧 캐치볼을 시작한다"며 웃었다. 내년 올스타브레이크 전후 1군 등록이 목표다. 현재로선 투구 외의 트레이닝, 훈련을 소화하는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특히 김현욱 코치 특유의 '중심이동'을 배우는게 단기적인 목표다.
1m86 큰 키, 시원시원한 투구폼에 내리꽂는 직구가 일품이다. 아이돌 느낌의 비주얼도 눈부시다.
거듭된 부상에 대해 박재민은 "제가 몸관리를 못한 거다. 한번 기회가 왔었는데 놓쳤다"며 자신을 탓했다. 2년차 시절인 2021년, 1군에서 5경기에 등판했지만 2⅔이닝 평균자책점 16.88로 부진했다.
롯데의 젊은 투수들 중 남달리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아직까진 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차후 그의 미래를 밝게 보는 이유다.
팀내 재활조끼리의 우정은 돈독해질 수밖에 없다. 박재민은 "(박)영완이형, (이)승헌이형, (박)진형이형하고 친해졌다"며 웃었다. 동기중에는 1라운드 최준용, 5라운드 황성빈이 현재까진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내고 있다. 반면 3라운드 박명현처럼 방출의 아픔을 맛본 선수도 있다.
"(최)준용이 아프기 전에 대표팀 가고, 또 올해 (황)성빈이형 잘하는 거 보면서 동기부여가 엄청 컸다. 올해 사직구장에 야구팬들이 진짜 많이 찾아오시더라. 나도 빨리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