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FA 영입 대신 트레이드로 수장 김태형 감독에게 '선물'을 안겼다.
두산 베어스에서 필승조로 함께 했던 정철원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박승욱 뒤를 받칠 유격수도 신입급 외엔 마땅찮던 상황에서 전민재가 보강됐다.
김민석은 팀내에서도 첫손 꼽히는 톱클래스 유망주였지만, 비교적 포화상태였던 외야에서 2명(김민석 추재현)을 보내고 핀포인트로 약점을 채우는데 성공했다.
특히 노장과 부상자로 가득하던 불펜에 보강된 젊은 파이어볼러의 무게감은 크다. 롯데는 이번 겨울 마무리 김원중, 필승조 구승민과의 FA 잔류 계약에 성공했지만, 이는 전력 유지일 뿐 보강은 아니었다.
올해 롯데가 두 외인과 박세웅으로 이어진 탄탄한 선발진, 막강한 타선(OPS(출루율+장타율) 전체 2위) 리빌딩에 성공하고도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불펜이다. 불펜 평균자책점 전체 9위(5.26), 블론(세이브+홀드) 36개는 전체 1위였다.
김상수 한현희 구승민 등 베테랑들이 주축이고, 전미르 최준용 이민석 정현수 등 젊은피는 부상과 부진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민석과 정현수는 차세대 선발 자원으로 분류된 선수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철원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2022년의 기량을 되찾는다면, 롯데 불펜은 단숨에 탄탄해질 수 있다. 지난해 송재영 박진 김강현 등 젊은 투수들을 발굴하며 쌓아올린 뎁스와 시너지 효과가 터질 수 있다.
유니폼을 갈아입었을 때의 터닝포인트 효과는 이미 역사를 통해 충분히 증명됐다. 프로 선수가 새로운 팀에서 뛰는 의미는 크다. 자신이 과거에 쌓았던 업적은 이제 타 팀의 것이다. 앞으로의 모습만으로 냉정하게 평가받게 된다. 선수로선 심기일전할 수밖에 없다.
이미 '사용법'을 아는 감독과 만났을 때의 시너지 효과도 작지 않다. 정철원은 올해 평균자책점 6.40으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지만, 제구가 흔들린게 문제였다. 부상이 있거나, 구속이 떨어지는 모습은 아니었다. 올해 롯데에는 정철원을 키워낸 김상진 투수코치도 합류했다. 내년 부활을 기대하는 이유다.
전민재 역시 이학주와 오선진이 떠나면서 헐거워진 1군 내야에 확실한 플러스가 될 전망. 현재 롯데 내야는 3루 손호영-2루 고승민-1루 나승엽으로 비교적 젊고 타선의 중심으로 활약할 선수들이 채워졌다.
반면 유격수는 박승욱이 한시즌 내내 애썼지만, 공수에서 조금씩 아쉬움이 남았다. 전민재의 보강과 이호준 김세민 등 신예들의 경쟁을 통해 한층 더 레벨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롯데 선수단은 올겨울 긴급히 마련된 추가 맞춤형 훈련 캠프(수비강화, 피칭디자인, 부상방지 등)를 마치고 24일 귀국했다. 이젠 비활동기간으로 접어든다. 이제 스프링캠프까지의 몸만들기는 선수 각자의 몫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