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8년 만에 돌아왔던 '삼시세끼'가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종영했지만, 다음 시즌 완전체에 대한 가능성을 남겨놨다.
장은정 PD와 하무성 PD는 tvN '삼시세끼 Light'(이하 삼시세끼)의 종영을 맞아 "일단 워낙 유명하고 팬층도 두터운 프로그램이라 시작부터 부담감이 있었다. 특히나 10주년을 맞아 '라이트'라는 새로운 컨셉으로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고, 제작진 중에 '삼시세끼' 시리즈를 처음 해보는 사람들도 있어서 여러모로 부담이 있었다. 허나 오랜만에 돌아온 '삼시세끼'를 시청자분들이 많이 사랑해 주셔서 저희도 보람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장 PD와 하 PD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에 대해 "일단 기존 '삼시세끼' 시리즈에서는 한 집에서 한 시즌 내내 머물렀다면, 이번 '삼시세끼 Light'에서는 집을 옮겨 다니면서 좀 더 가볍게 촌캉스 하는 것처럼, 놀러 간 듯이 그곳을 즐기고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기존 시즌에서는 자급자족을 강조했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출연진들이 짐도 직접 챙겨오고 외식이나 야외 활동에도 전혀 제한을 두지 않았다. 그래서 출연자들이 더 가벼운 마음으로 자연스러운 상황에 녹아들며 조금이나마 차별화된 재미가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삼시세끼'는 그동안 tvN을 이끌어온 인기 IP로서 재결합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히 컸던 바. 장 PD와 하 PD는 "한편 10년 동안 지속해 온 '삼시세끼' 시리즈의 강한 관성 덕분에 새롭게 변화하려 했던 시도들이 첫 촬영 후 유명무실해지기도 했다. 출연자들이 필요한 재료와 짐을 모두 직접 가져온다던가, 제작비로 식비를 쓰게 되면 나중에 노동으로 갚는다든가 하는 장치들이 평창 촬영(첫 촬영) 이후 모두 사라졌다. 촬영 첫날 차승원 씨와 유해진 씨가 둘이서 앉아 말없이 열무를 다듬는 걸 지켜보면서 굳이 다르게 만들려고 어떤 장치를 넣는 것보다 그냥 이 둘이 자연스럽게 앉아 있는 걸 보는 게 어쩌면 더 '삼시세끼'답고 그걸 시청자들이 더 보고 싶어 할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후 촬영에서는 굳이 그런 '라이트'스러운 장치들을 더 고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에서도 차승원과 유해진의 케미는 빛났다. 비록 완전체 멤버였던 손호준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게스트들을 맞이하는 이들의 모습들이 시청자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했던 것. 두 PD는 "차승원 씨와 유해진 씨는 정말 다르다. 차승원 씨는 실내 헬스클럽에서만 운동을 하고 야외 활동은 싫어한다. 반대로 유해진 씨는 밖에서 뛰고, 산을 오르는 등 이러한 야외 활동을 훨씬 좋아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것을 인지하고 이해한다. 그런 모습이 현장에서도 많이 보이는데 예를 들면,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좋아하는 차승원 씨가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찌개를 안 좋아하는 유해진 씨를 위해 참치김치찌개나 어묵이 들어간 김치찌개를 끓여주는 것. 계란 후라이 완숙을 좋아하는 유해진 씨가 완숙을 좋아하는 차승원 씨를 위해 묵묵히 완숙 후라이를 먹는 것. 이런 사소한 배려가 10년간 쌓인 두 분의 케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수많은 게스트들이 '삼시세끼'를 찾아왔다. 임영웅을 시작으로 김고은, 김남길, 엄태구 등의 게스트 라인업이 완성됐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것은 임영웅의 등장. 그간 이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던 임영웅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평가다. 두 PD는 "보통 '삼시세끼' 시리즈에서 게스트를 섭외할 때는 출연자와 친분이 있는 게스트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데, 임영웅 씨 같은 경우는 전혀 친분이 없었다. 그래서 사실 처음엔 좀 어색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편해지고 친해지는 것 같았다. 촬영이 끝난 후 연락처도 교환하고, 서로 안부 인사도 하는 것 같다. 임영웅 씨가 평소에 워낙 두 출연진의 팬이라 촬영하러 오기 전에 차승원 씨, 유해진 씨의 출연작들을 모두 다시 보고 왔었다. 특히 유해진 씨가 '타짜'에서 마셨던 조니워커 블루 라벨을 선물로 사오고, '타짜'에서 했던 대사들도 다 외우고 있을 만큼 찐팬이었다. 방송에 나오진 않았지만 심지어 유해진 씨 성대모사도 꽤나 그럴듯하게 했었다"고 했다.
다만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2회에서 최고 시청률 11.8%를 기록한 뒤로는 줄곧 하락세를 겪은 뒤 5.6%의 시청률로 반토막 엔딩을 맞은 것.(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이에 대해 출연진도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두 PD는 차승원의 말을 언급하면서 "한 시청자는 시청률이 조금만 더 오른다면 두루두루 행복할 것이라고 하셨지만, 저희 제작진에겐 참 감사한 성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은 그토록 시청자들이 아쉬워했던 '완전체'로 돌아올 가능성이 열렸다. 두 PD는 "사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서 말씀드릴 건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다음 시즌을 하게 된다면 호준씨를 비롯한 완전체(?)로 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말로 기대감을 더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