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빅 마켓 구단들의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는 FA 최대어 후안 소토 '쟁탈전'이 슈퍼스타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현지 매체들과 가진 영상 인터뷰에서 "(소토가 계약할 돈은)내 돈이 아니다. 최고의 선수와 계약한다는데 그게 문제인가. 누가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느냐는 나에게 결코 중요하지 않다. 최고의 선수만 온다면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내 생각"이라고 밝혔다.
양키스가 소토를 붙잡기 위해 자신의 몸값(9년 3억6000만달러, AAV 4000만달러) 기록을 깨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소토를 반드시 잡아달라는 뜻으로 읽힌다.
사실 저지가 올시즌 58홈런, 144타점, OPS 1.159를 올리며 만장일치로 AL MVP에 뽑힐 수 있었던 것은 앞 타자 소토의 활약 덕분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양키스는 2번 소토, 3번 저지 '쌍포'를 앞세워 AL 최강 타선을 구축해 AL 리그 승률 1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고, AL 챔피언에도 등극했다.
저지는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와도 소토 문제를 놓고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는 "시즌이 끝나고 탬파에 1주일 머무는 동안 구단주와 만나 많은 이야기를 했다"면서 "후안과 우리 팀에 분명 도움이 될 다른 선수들까지, 내 생각을 전했다"고 했다. 사실상 소토와의 재계약을 요청한 것이다.
저지의 한 마디가 구단주 뿐만 아니라 구단 관계자들, 양키스 팬들에게도 큰 힘이 된다는 건 자명하다.
양키스와 함께 소토의 유력 행선지로 꼽히는 뉴욕 메츠도 구단 출신 스타의 전언이 큰 파급을 몰고 왔다. MLB인사이더로 활약 중인 스페인어 매체 데포르티보 Z101 헥터 고메즈 기자는 지난 18일 자신의 SNS에 '전 메이저리거 카를로스 바에르가에 따르면 메츠가 어제 LA에서 후안 소토를 만나 제시한 첫 오퍼는 6억6000만달러'라고 전했다.
소토의 몸값이 6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여겨지는 결정적 증언이 나온 것이다. 바에르가의 발언 출처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으나, 1990년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메츠에서 내야수로 전성기를 보낸 그는 현재 클리블랜드 경기의 스페인어 중계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며 중남미 출신 메이저리거들에 대한 굵직한 뉴스를 종종 전하곤 한다.
여기에 보스턴 레드삭스 출신 레전드 타자가 소토와 관련한 코멘트를 해 관심을 끈다. 바로 역대 최고의 지명타자로 꼽히는 데이비드 오티스다. 그는 지난 23일 현지 매체 'ITM 팟 캐스트'에 출연해 "내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인데, 레드삭스가 소토 영입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레드삭스가 소토에게 접근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들이 누군가에게 그렇게 접근하는 것을 본 건 처음이다. 그들이 진정 소토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티스는 메이저리그 경력 20년 중 2003~2016년까지 14년을 보스턴에서 보냈고, 3차례 월드시리즈 우승(2004, 2007, 2013년)의 주역이었다. 보스턴 구단의 소식을 누구보다 더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인물로 레드삭스가 소토와의 계약에 올인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게다가 오티스도 소토와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이다. 고향에서는 영웅 대접을 받는다.
그런 가운데 현지 매체들 보도를 종합하면 소토의 시장 가격은 이미 6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AAV 4000만달러 이상에 10년 계약이며 4억달러이고, 15년 계약이면 6억달러다. 그러나 소토가 AAV 역대 최고 수준에 15년 계약을 하면 7억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