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삼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완벽한 대회입니다."
강원도 오른쪽 끝, 동해안에 맞닿아 있는 도시 삼척은 '인구소멸 위기지역' 중 하나다. 한때 30만명이 넘는 규모를 자랑하던 인구는 현재 약 6만2000여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산업 구조의 변화로 인한 지역 경제 축소, 젊은 세대들의 서울 등 대도시로의 이주 급증, 출산율 저하, 인구 노령화 등 여러 가지 악재들이 연쇄 반응한 결과다. 이런 현상은 사실 삼척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국 89개 지방자치단체가 '인구소멸 지역'으로 지정된 상황이다. 해당 지역 자치단체장들의 최대 고민은 어떻게 하면 인구 저하의 속도를 줄이고, 지역 경제를 다시 활성화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박상수 삼척 시장(67)도 마찬가지다. 지난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16대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장으로 취임한 박 시장은 아예 선거 공약에서부터 이런 현안에 대한 새로운 해법 들을 제시하며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삼척 출신으로 강원도의회 의장과 삼척시 축구협회장 등을 역임하며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박 시장은 지역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꿰고 있었다. 지금까지 나온 방법으로는 이미 인구소멸 위기에 빠진 삼척을 살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던 시점이었다.
▶스포츠(3대3 농구)를 통한 젊은 에너지의 도입
그런 고민의 시점에 만난 것이 KOREA 3X3(한국3대3농구연맹의 새이름)이 주최하는 삼척 전국 3대3 농구대잔치였다. 2021년에 실험적으로 삼척에서 처음 시행된 이 대회를 '삼척의 명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쏟아부은 인물이 바로 박 시장이다. '삼척 전국 3대3농구대잔치'는 국내 최초로 스포츠 이벤트와 스포츠케이션(Sports+Vacation·스포츠와 휴가, 여행의 융합), 스포츠 멘토링(교육) 을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형태의 스포츠대회로 자리잡게 됐다.
지난 23일 삼척시민체육관에서 열린 '2024 수소드림삼척 전국3대3농구대잔치'는 삼척시와 KOREA 3X3가 네 번째로 함께 만들어낸 작품이다. 박 시장은 현장을 찾아 참가 선수들을 격려하고, 세부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진행된 '진로진학 멘토링캠프'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서울지역 대학생 멘토 및 지역 학생들과도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박 시장이 '삼척 3대3대회'에 진정성을 보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지역 재생'과 '지역 학생들의 진로진학 지원' 그리고 '강원지역 스포츠메카로서의 삼척'이라는 목표들을 한꺼번에 실현시킬 수 있는 최적의 대회이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이번 대회에 참가신청 이틀만에 1000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젊은 학생들의 이런 에너지가 삼척을 다시 살릴 수 있는 에너지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특히 대회에 참가한 명문대생들이 짬을 내어 지역 학생들과 만나는 멘토링 캠프가 진행되는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원래 '지역학생들의 진로진학 지원센터 건립 추진'이 내 선거 공약 중 하나였다. 이렇게 서울의 대학생 선배들과 지역의 중고등학생 후배들이 멘토-멘티 관계를 자연스럽게 만들고, 지역 학생들이 서울로 올라가 진로 캠프에 참가하게 되면서 내 공약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우선적으로 주목한 '멘토링 캠프'는 KOREA 3X3이 추구하는 '스포츠이벤트를 통한 지역상생과 교육 기회 확대'의 근간이다. KOREA 3X3은 지난 7월초부터 8월 중순에 걸쳐 '삼척 스포츠멘토링 1, 2차 진학 캠프'를 처음으로 진행했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20명의 멘토들과 학교장 추천에 의해 선발된 총 20명(중3 10명-고1 10명, 남 15명 여 5명)의 삼척 지역 학생들이 스포츠멘토링 캠프에서 함께 지내며 진로와 진학에 대한 진지한 토론의 시간을 보냈다.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고, 전국에 삼척을 알릴 수 있는 3대3 농구
지역 교육의 활성화도 중요한 해결과제지만, 가장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은 인구소멸과 지역경제의 침체를 개선하는 것이다. 박 시장은 "30만에서 6만으로 줄어든 숫자에서 알 수 있듯 삼척은 인구 소멸위기 지역이고, 지역 경제도 크게 침체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포츠 대회를 통한 유동인구의 유입과 관심도 증대는 최단시간에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 전국규모의 스포츠 대회를 22개 유치했다. 참가자와 가족, 응원단 등이 찾아온 덕에 지역 숙박업소와 식당, 관광 시설 등에 활력이 돌고 있다. 확실한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삼척시를 '강원지역 스포츠 메카'이자 '3대3 농구의 성지'로 만들 계획이다. 그는 "시장 선거 때 캐치프레이즈가 '경제를 살리겠다'였다. 삼척의 노령인구 비중이 30%이고, 인구는 점점 줄어간다. 당장 이 현상을 멈출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화 시키면서 개선점을 만들 수는 있다. 수소거점도시, 천만관광 도시, 강원지역 대표 스포츠도시 등으로 삼척의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만들고 싶다. '세일즈맨'이 되겠다"라면서 "전국 3대3농구대회는 대단히 좋은 효과를 불어놓고 있다. 대회의 규모를 더 크게 늘려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삼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