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아름다운 삼척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박상수 삼척 시장의 따뜻하고, 힘찬 환영인사에 900여명에 달하는 참가인원이 함성을 쏟아냈다. 적막하기만 했던 강원도 삼척시민체육관이 오랜만에 젊은 에너지와 패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삼척의 명물이자 대한민국 스포츠이벤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독특한 3대3 농구대회, '2024 수소드림삼척 전국3대3농구대잔치(이하 삼척 3대3농구대회)'가 23일 개막해 이틀간의 열전을 펼쳤다.
KOREA3X3이 주관하고 삼척시와 삼척시의회가 후원하는 '2024 수소드림삼척 전국3대3농구대잔치'의 출발은 지난 2021년이었다. 'KOREA 3X3'의 전신인 한국3대3농구연맹이 강원도 삼척시에서 '3대3농구 저변확대'와 '아마추어대회 활성화'를 위해 실험적으로 개최한 게 시작이다. 여기서 그쳤다면, 그냥 평범한 3대3 농구대회로 끝났을 수도 있다.
그러나 KOREA3X3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스포츠이벤트(3대3농구)에 '스포츠케이션(Sports+Vacation·스포츠와 휴가, 여행의 융합)' 과 스포츠멘토링(교육)의 콘셉트를 융합하는 혁신적인 시도를 했다. 이진영 KOREA3X3 이사는 "하나의 지역 스포츠이벤트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스포츠케이션)와 교육 불균형 해소라는 두 가지 주요가치를 실현하려는 시도였다. 다행히 삼척시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덕분에 올해까지 4년째 대회가 잘 성장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척 3대3농구대회는 3대3 농구를 즐기는 전국 대학생 동아리 및 일반인 동호회 사이에 '재미있는 대회', '꼭 참가해야 하는 대회'로 명성이 높다. 더불어 삼척 지역에서는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학생에게는 서울 명문대학생에게 진학진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대회'로 인기가 높다. 지난 3년간 꾸준한 대회 유치를 통해 이미 브랜드 가치를 단단히 구축한 셈이다.
이는 '참가신청 광클 현상'에 잘 드러난다. 이 이사는 "온라인 참가신청을 시작하자마자 접속이 폭주했다. 결국 이틀만에 무려 1000여명이 참가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신청이 밀려 참가를 못하게 된 팀도 부지기수다.
올해까지 4년 연속으로 대회에 참가한 연세대 여학생 농구동아리 'Miss B'의 손나연(25) 학생은 "농구 동아리를 하면서 다른 지역대회도 여러 번 참가해봤는데, 삼척 3대3농구대회는 다른 대회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점이 많다. 이동 수단과 숙소까지 일괄적으로 묶여 있어서 개별적으로 찾을 필요가 없는 점이 편하다. 또 스포츠케이션을 통한 지역상생을 추구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그야말로 즐길 수 있는 대회다"라며 "우리 동아리에서도 여러 유닛으로 나누어 참가신청을 했는데, 두 팀 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세 번째 유닛은 신청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졸업을 앞둔 같은 동아리의 김선영(26) 학생도 '4년 개근생'이다. 그는 "올해까지는 대학부로 참가하지만, 내년에는 졸업생들끼리 팀을 모아 일반부로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치열한 신청경쟁 끝에 고등부와 남녀 대학부, 남녀 일반부 등 총 5개 부문에 걸쳐 109개 팀이 참가 신청을 완료했다. KOREA3X3에 따르면 참가 총인원은 선수단과 응원단 및 관계자를 포함해 900여명에 이른다. 명실상부 전국 최고규모를 자랑하는 대회이자 '삼척의 자랑거리'가 된 셈이다.
23일 오후 삼척시민체육관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109개 참가팀과 KOREA3X3 관계자 및 삼척시청, 삼척시의회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선수들의 선전과 안전을 기원했다. 박상수 삼척시장은 개회사를 통해 "수소드림삼척 전국3대3농구대잔치의 개막을 축하하고, 아름다운 삼척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면서 "아무쪼록 다치는 선수 없이 안전하고 즐겁게 대회를 치르고, 삼척의 아름다운 경관도 많이 보고 즐겨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환영사를 맡은 권정복 삼척시의회 의장은 "삼척에서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드시길 바란다"며 "혹시라도 여비가 부족하거나 한다면 삼척 시의회로 연락주시라. 시의회에서 대접하겠다"며 유쾌한 코멘트로 참가자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겨울 초입의 바닷바람이 제법 거세게 몰아쳤지만, 삼척시민체육관의 뜨거운 열기를 식힐 순 없었다. 김두경 삼척시청 체육과장은 "시민체육관이 이렇게 시끌벅적하게 사람들로 가득 찬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젊은이들의 이런 건강한 에너지야말로 우리 삼척시민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것이었다. 너무나 반갑고, 나까지 힘이 나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삼척시와 삼척시의회 등은 참가자들에게 '삼척사랑 상품권'을 상품과 기념 선물로 주며 자연스럽게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했다. 900여명의 참가자 들은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삼척에서 농구와 자연경관, 지역 특산 먹을거리 등을 마음껏 즐기며 3대3 농구를 통한 지역 활성화의 모범적인 사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삼척의 거리와 바닷가에는 오랜만에 젊은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삼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