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정효 광주 감독이 롤러코스터같았던 2024시즌을 돌아봤다.
이 감독은 24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8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29분 티아고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다 후반 추가시간 2분 신창무의 페널티킥 동점골로 1대1로 비겼다. 승점 1을 획득한 광주는 최종 승점 42점으로 같은시각 제주를 2대1로 꺾은 대전(승점 43)에 8위 자리를 내주고 9위로 시즌을 끝마쳤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시즌을 총평해달라는 질문에 "처음엔 우승을 바라보고 시작했다. 기대를 많이 했다. 18승 이상을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목표를 이루지 못해 아쉽다. 여름에 영입을 하지 못한 부분이 많이 컸다. 영입을 못했는데 엄지성까지 이적하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답했다.
수비수 변준수는 "정말 시즌 초엔 우리가 우승하는 줄 알았다. 잔류를 하긴 했지만, 아쉬움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시즌 K리그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정효호는 2024시즌 개막 후 서울과 강원을 차례로 꺾으며 깜짝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3라운드부터 8라운드까지 내리 6연패를 하는 부진을 겪고 나서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시즌을 보냈고, 결국 파이널A 진출에 실패했다.
반등이 필요한 여름 이적시장에선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해 마련한 한국식 재정건전화제도(FFP)를 위반해 선수 영입이 금지되는 불운을 겪었다.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해도 대체할 자원을 마련할 수 없었다.
공격수들의 동반 침묵, 주력 풀백 두현석의 장기 부상 등 악재를 딛고 광주의 잔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돌풍을 이끈 이 감독은 "재작년, 작년에 기대치를 높였기 때문인지, 광주가 K리그1에 잔류했으면 실패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이 감독은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나처럼 경력없고 이름없는 감독에겐 항상 시험대다. 그런데 다른 K리그 감독님들 역시 시험대 아닌가. 똑같다. 내가 시험대로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내가 많이 자만한 것 같다"면서도 "리그, 축구인, 미디어가 나를 너무 얕잡아보는 것 같다"고 특유의 솔직 화법으로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나와 모든 감독이 시험대에 오른다. 시험준비를 더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광주는 2025시즌에도 시험대에 오른다. 현재 광주 소속 10명이 김천 상무 신병 입대 지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축 정호연 허율 아사니 등은 다양한 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어 잔류를 장담할 수 없다. 이 감독은 "올 겨울에 김천에 입대하면 스쿼드를 꾸리는데 편할 수 있었는데, 내년 3월로 발표가 미뤄지면서 우리를 비롯해 많은 K리그 팀이 고민될 것 같다. 스쿼드 구성에 대해 구단과 머리를 맞대고 잘 상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승리하지 못한 최종전에서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전북에 패하지 않아 다행이다. 내년에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할 건지 명확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를 끝으로 광주와 잠시 작별하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할 예정인 두현석에 대해선 "오늘 경기에서 본 것처럼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다. 시즌 초 군 문제 스트레스로 컨디션이 안 좋았고, 부상도 당해서 많이 힘들어했다. 마지막 K리그 경기를 치렀는데, 오늘 많은 팬들께 (실력을)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이후 약 100여일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온 두현석은 "시즌을 돌아보면 많이 아쉽다.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해 아쉽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동료들과 같이 뛰지 못해 아쉽다.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광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광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