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강등이 확정됐지만 시즌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끝까지 응원해준 팬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남겼다. 올 시즌 득점왕 무고사가 골키퍼로 투입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대구FC는 11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K리그2 충남아산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인천은 24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최종전 대구 원정서 3대1로 승리했다. 제르소가 전반 42분과 후반 8분 연속골을 터뜨렸다. 대구는 당장 28일로 예정된 승강 플레이오프를 위해 힘을 비축했다. 대구는 사실상 1.5군으로 경기에 나섰다.
최영근 인천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프로의 자세를 강조했다. 인천은 이미 37라운드에서 강등이 결정됐다. 38라운드 승패는 실질적인 의미가 없었다. 그럼에도 최영근 감독은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선발 라인업 또한 최정예로 꾸렸다.
최영근 감독은 "한 경기라도 최선을 다해야 팬들의 성원에 보담하는 것이고 상대에 대한 예의"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인천은 37라운드 이후 2주나 되는 A매치 휴식기가 고통스러웠다. 강등의 상실감을 훈련을 통해 극복해 보려고 노력했다. 최영근 감독은 "선수들도 나도 당연히 안 괜찮았다. 이런 상황에 마음이 좋다고 하면 생각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보다 경기를 준비하면서 운동하면 그 시간만큼은 아픔을 잊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훈련했다. 잘 추스려서 준비 잘했다"고 밝혔다.
반면 대구는 신중하게 접근했다.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10위 전북과 승점 1점 차이였으나 자력으로 역전은 어려웠다. 차라리 11위를 받아들이고 승강 플레이오프에 무게를 싣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대구는 세징야와 에드가를 아예 명단에서 제외했다. 황재원도 벤치에서 출발했다.
박창현 대구 감독은 "괜히 다치기라도 했다가 중요한 경기에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아무래도 승강 플레이오프에 비중을 두다보니 (오늘은)어린 선수들 위주로 꾸렸다. 부득이하게 이렇게 준비했다. 오늘 경기도 중요하지만 승강 플레이오프가 더더욱 중요해서 그날 컨디션에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챙길 것이 명분 밖에 없었던 인천은 경기 시작부터 줄기차게 몰아쳤다. 젊은 피 위주의 대구는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인천의 노련미가 한 수 위였다. 인천이 측면 돌파에 이은 땅볼 크로스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인천은 후반 초반에도 같은 패턴으로 한 골을 추가했다. 인천은 2-0으로 앞선 후반 20분에 무고사까지 투입하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경기종료 10여 분을 남기고 돌발상황이 벌어졌다. 인천 골키퍼 이범수가 부상을 당했는데 교체카드를 모두 소진한 상태였다. 무고사가 대신 골키퍼 장갑을 끼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무고사는 펀칭과 코너킥 수비 등 여러 난관을 극복하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대구=힌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