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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상무 덕분에 정말 행복했다" 친구가 된 축구, 희망까지 안겼다 "축구 즐길 환경 조성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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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올 한해 김천 상무 덕에 온 가족이 정말 행복했다."

23일 김천 상무와 FC서울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최종전이 열린 김천종합운동장. 이언영씨의 가족은 그라운드에서 매우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시축자로 나서 김천 상무의 2024년 '막'을 내린 것이다. 사실 이언영씨의 가족은 김천 상무 팬과 사무국 직원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이언영씨의 가족은 김천 상무의 유명한 서포터스다.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에게 열정적인 응원을 보낸다.

축구는 그들에게 단순한 '공놀이'가 아니다. 가족의 활력소이자 친구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이언영씨 가족에겐 장애를 가진 딸이 있다. 처음엔 딸에게 "같이 축구보러 갈래?"라고 물어보면 "집에 있을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랬던 딸이 서서히 축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엄마에게 "나도 따라가면 안될까"라고 물어봤다. 그렇게 2024년 '응원 로드'가 열렸다. 처음에는 딸이 그저 심심해서 따라오는 줄 알았다. 아니었다. 그 누구보다 김천 상무 '찐'팬이 됐다. 팀이 지는 날에는 눈물을 흘릴 정도로 뜨겁게 응원하고 있었다.

시축을 마친 이언영씨의 가족은 "몸이 불편한 딸이 축구 덕에 한 해동안 행복했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올 한해 김천 상무 덕에 온 가족이 정말 행복했다. 시축을 했을 때는 너무 떨렸다. 공을 차보니 공인구가 엄청 딱딱했다. 선수들이 이런 것을 어떻게 차나 싶기도 했지만, 잊을 수 없는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가족은 김천 상무의 서포터 활동을 하고 있다. 김천시와 상무가 내년이면 계약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꼭 시민구단으로 전환해서 가족들과 함께 근처에서 축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축구는 이지혜씨 가족에게도 큰 힘이 됐다. 이지혜씨 가족은 아빠와 엄마 그리고 '박승욱 선수를 닮은' 아들 지후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경기장을 찾아 김천 상무를 응원한다.

축구는 힘든 시간을 이길 수 있도록 도운 원동력이었다. 이들에게 새 생명이 찾아오기도 했지만, 잠시 머물다가며 마음 아픈 날을 보냈다. 셋은 김천 상무를 응원하며 축구를 통해서 활력을 얻었다. 또한 새 생명이 찾아오는 기쁜 소식까지 접했다.

이지혜씨 가족도 최종전에서 시축자로 나섰다. 시축 뒤 "가족이 함께 응원하는 김천상무와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기쁘다. 상무가 곧 다른 도시로 옮겨갈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 꼭 시민구단이 만들어져서 김천시민들, 특히 아이가 있는 가족들에게 함께 가족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김천은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 최고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18승9무11패(승점 63)로 3위를 기록했다. 2024년 유일한 승격팀이었던 김천 상무는 역대 상무 최고 성적을 남겼다. 정 감독은 "팬과 한 해 동안 즐겁게 보냈다. 팬들이 늘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모두가 서포터 해준 덕"이라고 말했다. 김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