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게 진짜 되더라."
LG 트윈스의 하루 7시간, 1000개 타격에 녹초가 될 수밖에 없는 선수들. 가끔 영화나 드라마에서 너무 피곤하면 눈을 감고 뜨면 아침인 경우가 있는데 이걸 실제로 경험했다고 한다.
LG 신인 김현종이 그랬다. "진짜 이해가 안됐는데 진짜 그렇게 되더라. 눈을 감았다 떴는데 아침이더라"면서 얼마나 고된 훈련이었는지를 에피소드로 알렸다.
그래도 이 악물고 해내고 있다. 자신이 그린 그림과 달랐던 올시즌이었기 때문에 내년엔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
김현종은 인천고를 졸업하고 올해 신인 2라운드 18순위로 입단한 외야수다. LG가 트레이드로 1차지명권을 키움 히어로즈에 넘겨줬기 때문에 김현종이 LG의 첫번째 픽이었다. 첫번째 픽을 타자로 했기 때문에 그만큼 기대도 컸다.
애리조나 전지훈련에서 좋은 타격을 보였고, 시범경기서도 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 1타점 2도루의 좋은 성적으로 기대감을 더욱 높였지만 정규리그에선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1군에서 1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15타수 3안타) 2타점에 그쳤다. 시즌 초에 11경기에서 주로 교체 멤버로 출전했고, 이후엔 주로 2군에 머물면서 가끔 1군에 오긴 했으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5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3리(166타수 42안타) 3홈런 32타점 13도루를 기록.
김현종은 첫 시즌을 돌아보면서 "많이 달랐다. 만족할 게 진짜 아예 없었다"며 스스로 냉정한 평가를 했다. 일단 매일 매일 경기를 하는 프로 무대에서 체력의 중요함을 알았다. 김현종은 "고등학교 때는 매일 훈련하다가 시합때만 나가면 됐는데 프로는 매일 매일 경기를 하면서 훈련도 해야됐다"며 "시즌이 끝났을 때 10㎏이 빠쪘다. 내가 제대로 준비를 못했다"라고 했다.
김현종은 "공수주 모두 자신있었는데 그게 아닌것 같았다. 많이 부족한 것을 느꼈다"며 "아마와 프로의 레벨 차이도 느꼈는데 내가 칠 수 있는 공도 못친 게 너무 많았다. 살을 찌우면서 준비를 잘해서 내년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비시즌에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수비도 달랐다고. "고등학교 때는 수비를 잘하는 줄 알았는데 프로와서 생각한 것과 다르다고 느꼈다. 고등학교 때는 타자가 쳤을 때 빠른 달리기로 잡을 수 있었는데 프로에서는 달리기보다 먼저 타구 판단이 잘 돼야 하더라. 타구에 확실히 힘이 다른 것 같다"라며 "우리 팀 외야수 선배님들이 다 쟁쟁하셔서 여러가지 많이 물어봤다. (박)해민 선배님께는 2군 경기 영상을 보여드리고 피드백을 받기도했다. 2군에서 김용의 코치님과 훈련하면서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7시간 타격이 자신의 타격을 새롭게 하고 있다. 김현종은 "고등학교 때는 그냥 막 쳤는데 이번 캠프에서는 인아웃 스윙을 몸에 확실히 익히고 있다. 센터와 우중간 쪽으로 방향성을 잡고 치면서 타격도 좋아지는 것 같다"라고 했다. 타격 훈련이 힘들긴 했다. "내가 안다칠 줄 몰랐다"고 할 정도로 많이 쳤다. 그만큼 훈련량이 많았다. 많은 훈련으로 실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상없이 완주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 김현종은 "선수들이 힘들다 싶으면 코치님들이 야간 훈련을 빼주신다거나 하면서 조절을 해주셨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부상없이 잘 올 수 있었다"라고 했다.
내년엔 1군에서 많이 치고 달리고 싶은 목표다. "내년엔 당연히 올해보다 잘해야 한다. 1군에서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군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도 생각 중이지만 일단 내년시즌에 다시 한번 더 도전하고픈 투지를 보였다.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