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손흥민은 펩의 크립토나이트."
통계업체 '스쿼카'는 24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맨시티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에서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시즌 4호 도움을 터뜨리자 실시간으로 새로운 기록 하나를 소개했다.
'스쿼카'는 손흥민이 펩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의 맨시티를 상대로 두자릿수 공격포인트를 올린 두 번째 선수란 점을 조명했다. 첫 번째 스타는 손흥민과 득점왕 동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2016년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팀을 상대로 지금까지 리그 17경기에 나서 5골 5도움, 공격포인트 10개를 기록했다.
맨시티가 최근 리그 4연패, 최근 7번의 시즌에서 6번 우승한 현존 최강팀이란 점을 감안할 때,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10개의 포인트 중 6개가 원정경기에서 작성됐다.
컵 대회를 포함할 땐 8골 5도움 중인데, 특히 지난 2018~2019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전 홈 앤 어웨이에서 도합 3골을 터뜨린 활약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2023~2024시즌 아스널과 우승 경쟁이 클라이막스로 접어든 5월 토트넘 원정에서 손흥민이 골키퍼 오르테가와 일대일 찬스를 맞이하자 'PTSD' 때문인지, 그대로 자리에 벌러덩 누웠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손흥민이 우리를 상대로 얼마나 많은 골을 넣은 줄 알기나 하느냐"고 말했다. 손흥민의 슛은 오르테가의 다리에 걸렸고, 당시 경기에서 2대0 승리한 맨시티는 드라마틱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손흥민은 시즌 첫 번째 리그 맞대결에서 맨시티의 파티를 망쳤다. 맨시티는 토트넘전을 앞두고 과르디올라 감독의 2년 재계약을 발표했다. 맨시티와 의리를 지킨 과르디올라 감독은 홈 팬의 환대를 받으며 경기장에 입장했다.
게다가 경기 전에는 미드필더 로드리의 발롱도르 수상 기념식이 열렸다. 손흥민을 앞세운 토트넘은 '들러리' 같았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맨시티는 토트넘을 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4경기에서 연속 패하고 이날 포함 5연패를 한 이유가 경기장에서 드러났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도자 커리어에서 5연패를 한 건 이번이 처음.
이날 28번째 생일을 맞은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이 전반 13분과 20분 빠르게 연속골을 넣으며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도서관' 분위기로 만들었다. 두 번째 골은 손흥민의 어시스트에 의해 만들어졌다.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안 가운데 지점에서 공을 잡아 문전 방향으로 침투하는 매디슨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찔러넣어 '특별한 생일 선물'을 건넸다.
토트넘은 후반 7분 '맨시티 출신' 페드로 포로, 손흥민이 후반 18분 브레넌 존슨과 교체되어 벤치로 물러난 이후인 후반 추가시간 3분 존슨의 쐐기골로 역사적인 4대0 쾌승을 작성했다.
손흥민 입장에서 부상 여파로 인한 보호 차원 때문인지, 일찌감치 교체된 점은 마음에 걸리겠지만, 팀 승리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10위에 처져있던 토트넘은 승점 3점을 더해 승점 19점을 기록하며 경기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6위까지 4계단 수직 상승했다.
체면을 구긴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8년 동안 이런 적은 없었다. 우리는 다시 돌아올 것이며, 다음 경기가 아니면 다다음경기에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