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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비리 진행된 '김민석↔정철원' 트레이드, 당사자도 발표 직전까지 몰랐다!…사뭇 달랐던 두 팀의 시선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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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트레이드 직전까지도 선수들에겐 알려주지 않았다. 김민석과 정철원을 골자로 한 맞트레이드, 양팀은 보안에 신중을 기했다.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는 22일 외야수 김민석, 투수 정철원을 골자로 한 3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당사자인 선수들에게도 공식 발표 직전에야 비로소 알려줄 만큼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며 진행된 트레이드였다.

양 팀의 시선은 서로 다른 곳을 향했다. 롯데는 향후 2년 남은 김태형 감독의 계약기간 동안 최대한 결과를 내야하는 입장.

이미 2022년 1군에서 정철원을 잘 써본 경험이 있는 김태형 감독임을 감안하면 플러스 효과가 있다. 전민재 역시 수년간 지켜보고 함께 했던 선수다.

불펜이 황폐화되고, 유격수 자리가 늘 약점으로 지적되는 반면 외야는 그래도 여유가 있었던 롯데의 상황이 이번 트레이드를 추진하게 했다. 롯데가 먼저 정철원을 겨냥해 트레이드 제안을 던졌고, 이에 따라 양팀이 카드를 맞추는 과정에서 총 5명이 엮인 트레이드로 판이 커졌다.

롯데 측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불펜이 필요한 건 우리니까, 우리가 먼저 정철원을 제안했다. 이후 협상을 통해 카드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워낙 가진 게 좋은 선수다. 충분히 반등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우리 불펜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또 전민재에 대해서는 "현재 유격수는 박승욱이 있지만, 그 뒤를 받칠 선수들이 너무 어리다. 중간 정도 연차에서 함께 해줄 선수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전민재는 25세, 프로 7년차 선수다. 박승욱과 정대선 이호준 김세민 등 신예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롯데는 정철원 영입을 통해 최준용 구승민 김원중 필승조 라인을 축으로 김상수 한현희 박시영 진해수 등 경험과 젊음을 두루 갖춘 불펜진을 보유하게 됐다.

롯데에서 제안할 수 있는 자원은 비교적 포화 상태인 외야 뿐이었다. 올해 윤동희가 주전 중견수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고, 만약 '202안타 신기록의 사나이' 레이예스와 재계약한다면 남는 자리는 하나 뿐이다. 여기에도 지난해 각성한 황성빈,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조세진이 있다. 최고참 전준우도 지명타자 대신 좌익수로 간간히 나설 전망이다. 대수비, 대주자 요원으론 김민석이나 추재현보다 더 적합한 장두성 김동혁 신윤후 등이 있다.

두산 역시 이승엽 감독의 계약기간이 내년까지다. 하지만 두산은 상대적으로 여유를 갖고 협상에 임했다. 리그 최고로 꼽힐 만큼 탄탄한 불펜진을 지녔고, 이를 바탕으로 2022년 9위에 그쳤던 팀을 2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에 올려놓은 이승엽 감독이다.

마운드에 비해 타선, 내야보다는 외야에 아쉬움이 있었다. 김대한 등 유망주들은 뜻대로 잘 커주지 않았고, 김태근 양찬열 등 1군에서 즉시전력감으로 활용된 선수들은 구단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방출됐다. 내년(김재환 조수행), 내후년(정수빈)으로 다가온 고참들의 FA에 대비하는 의미도 있다.

결국 두산의 시선은 선수단 밖으로 향했다. 그만큼 '제2의 이정후'로 불리던 김민석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고, 반대로 정철원의 공백은 메울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김민석 외에 추재현까지 영입해 외야에 뎁스를 더했다. 추재현 역시 강한 어깨와 한방 있는 타격을 갖췄다. 투수 최우인은 정철원과 흡사한 사이즈에 묵직한 직구를 지닌 미완의 유망주다. 두산으로선 정철원이 빠진 자리를 또다른 정철원으로 메우겠다는 복안일 수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트레이드에 연관된 5명 중 4명이 빠르게 군복무를 마친 군필 선수들인 점도 눈에 띈다. 다만 롯데 유니폼을 입게된 정철원과 전민재가 적지 않은 1군 밥을 먹어본 선수들인 반면, 김민석은 이제 데뷔 2시즌을 마친 21살 어린 외야수고, 추재현 역시 1군 경험이 많진 않다. 최우인은 이제 1군 데뷔를 노리는 신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