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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먼저 정철원 찍었다! '제2의 이정후' 트레이드 둘러싼 속내…우승청부사와 함께 윈나우! 뚜렷한 방향성 [SC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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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거인은 우승청부사와 함께 달린다. 먼 미래보단 윈나우에 집중한다.

롯데 자이언츠는 22일 두산 베어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투수 정철원, 내야수 전민재를 영입했다. 대신 투수 최우인, 외야수 김민석, 추재현을 내준 3대2 트레이드다.

롯데 측의 속내는 명확하다. 올한해 고전한 불펜, 그리고 이학주 오선진을 방출하고 한층 헐거워진 유격수 보강이다.

롯데 측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불펜이 필요한 건 우리니까, 우리가 먼저 정철원을 제안했다. 이후 협상을 통해 카드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워낙 가진 게 좋은 선수다. 충분히 반등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우리 불펜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또 전민재에 대해서는 "현재 유격수는 박승욱이 있지만, 그 뒤를 받칠 선수들이 너무 어리다. 중간 정도 연차에서 함께 해줄 선수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롯데에서 제안할 수 있는 자원은 비교적 포화 상태인 외야 뿐이었다. 올해 윤동희가 주전 중견수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고, 만약 '202안타 신기록의 사나이' 레이예스와 재계약한다면 남는 자리는 하나 뿐이다. 여기에도 지난해 각성한 황성빈,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조세진이 있다. 최고참 전준우도 지명타자 대신 좌익수로 간간히 나설 전망이다.

여기에 퓨처스에서 꾸준히 고점을 보여줬고, 빠른 발과 강한 어깨라는 확실한 툴을 지닌 신윤후도 있다. 반면 김민석이나 추재현의 경우 입지가 애매했던 게 사실이다. 스피드도 좋고, 타격도 나쁘지 않은 두 선수지만 보다 확실한 스피드나 장타 툴을 갖추지 못해 출전 기회가 쉽지 않았다.

대신 롯데가 영입한 카드는 정철원이다. 2022년 신인상,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국가대표팀을 거쳐 두산 마무리로 거듭났던 핵심 불펜이다. 1군 통산 161경기에 등판, 13승 10패 22세이브35홀드, 평균자책잠 4.05를 기록했다.

올한해 부진하긴 했지만, 김태형 감독과 2년만에 재회한 정철원이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줄 거란 기대치는 충분하다. 올한해 불펜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롯데로선 정철원이 부진을 떨쳐낸다면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내야 보강 역시 꼭 필요했던 포인트. 이학주와 오선진이 떠나면서 1군에서 뛴 유격수 자원은 박승욱 한 명이었다. 노진혁은 1.3루 요원으로 분류된 상황. 1군 경험이 일천한 이호준-김세민만을 경쟁시키긴 무리가 있었다. 적지 않은 1군 짬을 먹었고, 군필에 프로 7년차인 전민재의 가세가 쏠쏠한 이유다. 1군 통산 177경기 출전, 타율 2할5푼5리를 기록했다.

말 그대로 즉시 전력감 두 명이다. 한때 롯데의 미래이자 슈퍼스타 후보로 꼽히던 김민석을 내줬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충격이 된다.

2023년 전체 3순위로 롯데에 입단했고, '제2의 이정후'로 불릴 만큼 막강한 잠재력을 인정받던 그다. 데뷔 첫해 롯데 역사상 첫 고졸 신인 100안타를 기록할 만큼 주목도 받았다. 지난해 롯데 유니폼 판매 1위가 바로 김민석이다.

올해는 시즌 직전 내복사근 파열로 이탈하는 불운에 부진까지 겹쳤다. 반면 '기회의 땅'인 두산이라면 김민석이 한껏 날개를 펼칠 지도 모른다. 가뜩이나 시즌 종료 후 울산-KBO 교육리그에서 MVP를 수상하며 내년을 다짐한 그다. 다만 무대가 잠실인 만큼 수비력과 송구에서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추재현의 무게감도 크다. 어깨 하나만큼은 손꼽히는 강견에, 한방 장타력도 갖췄다. 다년간 퓨처스리그에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남은 건 1군에서의 증명 뿐이다.

두산 입장에선 김태근 양찬열을 방출하긴 했지만, 기존의 조수행 외에 김인태도 돌아온다. 신예 전다민도 이승엽 감독으로부터 충분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추재현 김민석을 더해 비교적 젊은 선수들 사이에 경쟁 체제가 만들어질 전망.

최우인은 2021년 2차 8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1m91의 큰 키에서 뿜어져나오는 150㎞대 강속구로 시선이 집중됐고, 한때 두산 1차지명 후보로도 거론되던 선수다. 돌고돌아 친구 안재석, 후배 이병헌이 있는 두산에 몸담게 됐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