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2024년 시즌만큼 AL과 NL 양 리그 공히 특정 선수가 리그를 지배한 적은 없었다.
올시즌 메이저리그 이슈를 양분한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 두 슈퍼스타가 나란히 만장일치로 MVP에 선정됐다.
MLB.com은 22일(한국시각) '오타니와 저지가 역사적인 시즌을 만들며 의심의 여지없이 동반 만장일치 MVP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는 제목의 기사로 두 선수의 수상 소식을 전했다.
둘 다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 투표 기자단 30명 전원으로부터 1위표를 받고 최고 선수의 영예를 안았다. 양 리그 동반 만장일치 MVP 기록은 지난해 오타니(LA 에인절스)와 NL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다.
두 선수의 MVP 등극은 올해 정규시즌과 월드시리즈의 역사적 의미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오타니와 저지는 양 리그가 동서부 디비전으로 나뉜 1969년 이후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은 7번째 MVP 듀오다.
특히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시절인 2021년과 2023년에 이어 생애 세 번째 MVP도 이견이 없는 '퍼펙트' 달성이었다. 이미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만장일치 MVP를 두 차례 달성했는데, 올해 1개를 추가한 것이다. 저지는 2022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로 AL을 가장 빛낸 선수로 올라섰다.
오타니는 프랭크 로빈슨(1961, 1966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양 리그에서 MVP를 수상한 선수가 됐고, 1973년 지명타자제도 도입 후 첫 지명타자 MVP라는 이정표도 세웠다.
오타니는 올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50홈런-50도루를 달성했고, 홈런(54), 타점(130), 득점(134), 출루율(0.390), 장타율(0.646), OPS(1.036), 루타(411), bWAR(9.2), fWAR(9.1)서 NL 1위를 석권했다.
통산 3차례 MVP는 지미 폭스, 조 디마지오, 스탠 뮤지얼, 로이 캄파넬라, 요기 베라, 미키 맨틀, 마이크 슈미트, 배리 본즈, 알렉스 로드리게스, 앨버트 푸홀스, 마이크 트라웃에 이어 오타니가 12번째다. 앞선 11명 가운데 자격을 갖추고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지 못한 선수는 '스테로이드 스캔들'에 연루된 본즈와 A로드 뿐이다.
LA 집에서 수상 소식을 접한 오타니는 아내 다나카 마미코, 반려견 데코이와 함께 등장해 MLB 네트워크에 "이 MVP 수상은 글쎄, 난 그냥 다저스를 대표해서 받을 뿐이다. 이 상은 전적으로 팀원들의 노력으로 얻은 결과다. 동료들이 없었다면 이 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다저스 선수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또한 그는 "올시즌을 시작할 때 MVP가 되기 위해 노력하자고 한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팀에 온 만큼 동료들과 잘 융화하려고 집중했다. 또한 팬들과도 하나가 되고 싶었고 내가 어떤 선수인지 알리고 싶었다. 그게 나의 중요한 목표였다"고 했다.
이어 월드시리즈 우승에 대해서는 "메이저리그에 왔을 때 궁극적인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었다. 그걸 이뤘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난 팀을 대표에서 이 상을 받을 뿐이다. 다음 목표도 다르지 않다. (어깨 수술을 받고)지금은 재활을 진행하고 있고, 열심히 훈련하며 건강해지고 있다"며 "내년 시즌도 기대되고 다시 열심히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저지는 올시즌 158경기에 출전해 홈런(58), 타점(144), 볼넷(133), 출루율(0.458), 장타율(0.701), OPS(1.159), OPS+(223), wRC+(218), bWAR(10.8), fWAR(11.2) 등에서 양 리그를 합쳐 1위를 차지하며 생애 두 번째 MVP가 됐다.
AL 한 시즌 최다인 62홈런을 때린 2022년 MVP에 올랐을 때는 1위표가 28개로 당시 2명의 기자는 투타 겸업 신화를 이어간 오타니를 지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우타자로는 최고의 시즌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양키스의 AL 우승을 이끌고, 거의 모든 공격 부문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양키스 선수가 2번 이상 MVP에 오른 것은 루 게릭, 디마지오, 베라, 미키 맨틀, 로저 매리스, A로드에 이어 저지가 7번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