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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을 충격에 빠트린 초유의 '15초만의 퇴장'…제라드 소환→동료 "기네스북감"[광양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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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부산을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전남은 경기 막바지 가슴 철렁한 순간을 맞았다.

전남 공격수 김종민은 21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아슬아슬한 0-0 스코어가 지속되던 후반 39분 플라카와 교체투입됐다. 높이 싸움에서 열세에 놓인 상황에 대비한 카드였다.

하지만 김종민은 후반 39분에 그라운드에 투입돼 39분에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며 경기장을 충격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심판진은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중볼 경합 중 팔꿈치로 부산 주장 이한도의 얼굴을 가격(스트라이킹)했다는 판정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김종민은 정확히 후반 39분24초에 잔디를 밟아 11초만인 35초에 파울을 범했다. 그리고 15초만인 후반 39분39초에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라운드에 투입되어 처음으로 한 액션이 퇴장으로 이어지는 전무후무한 일을 벌였다.

전남 신인 공격수 윤재석은 "선수들 사이에서 '기네스북감이다'라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장관 전남 감독은 "선수들과 웃으며 그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미소지었다.

자연스레 '리버풀 전설' 스티븐 제라드가 소환됐다. 제라드는 2015년 안필드에서 열린 맨유전에서 경기 투입 38초만에 퇴장당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전남 입장에선 다행히도 후반 추가시간을 포함해 남은 12분여동안 수적 열세 속 실점없이 경기를 끝마치며 0대0으로 비겨 플레이오프 상위팀 우선 원칙에 따라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과 공 돌리기 훈련을 같이 하면서 '상대팀 입장, 심판 입장'에서 생각하자. 건덕지를 주지 말고, 더 완벽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심판의 판정에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앞으로 그런 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남은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지만, 주력 공격수인 김종민의 퇴장이라는 변수와 맞딱뜨렸다. 김종민은 24일 오후 4시30분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정규리그 3위 서울 이랜드와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없다. 전남은 부산전과는 반대로 이랜드를 상대로 반드시 승리해야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오늘은 솔직히 많이 짜증났다. 수비를 하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하지만 팀이 처한 상황, 선수 구성에 맞출 수밖에 없었다. 너무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우리가 부산의 입장이다. 부산처럼 공격을 해서 승리해야 한다. 공격쪽에 유능한 선수가 많은 이랜드를 상대로 많은 (공격)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남은 지난 9일 K리그2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이랜드 원정을 떠나 4대0 쾌승을 따냈다. 목동은 전남 입장에서 기분 좋은 기회의 땅. K리그2 영플레이어상 후보인 윤재석은 "전남은 1부에 있어야 하는 팀이다. 최선을 다해 승격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김종민은 올초 전남에 입단해 팀내 최다인 12골을 퍼부으며 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올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어 타팀 이적이 예정된 김종민은 전남이 이랜드에 패할 경우 부산전이 고별전이 된다. 광양=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