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일본-미국전. 선수 구성이 다르지만 일본야구대표팀은 미국과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이후 처음으로 마주했다. 일본은 지난해 3월 WBC 결승전에서 미국을 3대2로 누르고 우승했다. 마무리 투수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경기를 끝냈다. 2009년 2회 대회 이후 14년 만에 정상에 섰다.
이번 대회 일본의 첫 도쿄돔 경기였다. 일본은 지난 13일 호주와 조별리그 1차전을 나고야돔에서 치르고, 대만으로 이동해 나머지 4경기를 했다. B조 예선에서 5전승을 거두고 도쿄돔에 입성했다.
그런데 관중석이 눈에 띄었다. 내야 관중석에 빈자리가 많았다. 일본야구의 '심장'으로 불리는 도쿄돔은 관중석이 4만개가 넘는다. 일본언론은 '관중석 규모가 커 빈자리가 더 눈에 띄었다'고 했다.
지난 13일 호주전 때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나고야돔 관중석 곳곳에 공석이 있었다. 지난해 WBC 1차 라운드, 8강전과 많이 달랐다. 당시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대표팀의 전 경기가 만원 관중 앞에서 진행됐다. 경기 시작 전부터 오타니의 타격훈련을 보려는 팬들이 몰려 열기가 뜨거웠다.
이번 대회엔 오타니,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 등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불참했다. 지난해 WBC에서 활약했던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오카모토 가즈마(요미우리),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곤도 겐스케(소프트뱅크)도 빠졌다.
'슈퍼스타' 오타니가 있는 대표팀과 오타니가 빠진 사무라이 재팬은 흥행에서 달랐다.
일본은 슈퍼라운드 첫날 대승을 거뒀다. 미국을 9대1로 완파했다. 국제대회 24연승을 기록하고 대회 2연패를 향해 질주했다.
5회초 선제점을 내주고, 5회말 3점을 뽑아 반격에 성공했다. 1사후 7~9번 하위타선이 힘을 냈다. 장타 2개를 포함해 4안타를 몰아쳐 순식간에 흐름을 돌려놨다.
3-1로 앞선 7회말, 승리를 굳혔다. 2번 고조노 가이토(히로시마)가 1사 1,2루에서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8회말 2사후 1번 구와하라 마사유키(요코하마)가 적시타를 치고, 고조노가 또 2점 홈런을 터트렸다. 고조노는 2홈런을 포함해 3안타를 때리고 7타점을 올렸다. 3루타까지 3안타가 모두 장타다.
히로시마 카프의 중심타자 고조노는 올 시즌 143경기에서 151안타-2홈런을 쳤다. 6시즌을 뛰면서 24홈런을 기록했다. 홈런타자가 아닌데 미국전에서 2홈런을 몰아쳤다. 고조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기적같은 일이다"며 웃었고, 이바타 가즈히로 감독은 "남은 3경기에서 계속 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별리그 한국전에서 4이닝 2실점. 첫 경기에서 주춤했던 다카하시 히로토(주니치)는 미국을 상대로 자존심을 회복했다. 4회까지 14타자를 상대해 2안타를 내주고 삼진 8개를 잡았다. 4이닝 무실점 쾌투. 다카하시는 올해 일본프로야구 평균자책점 전체 1위(1.38)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