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변명이나 이유가 없었다. 자신의 부진을 인정했다.
무덥고 무더웠던 2024년여름에도 매경기에 출전해 끝내 144경기에 개근한 철인들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레이예스와 LG 트윈스의 박해민 문보경, KT 위즈의 로하스와 강백호 등 총 5명이 철인이 됐다.
이중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경기 출전은 박해민 혼자다. 심지어 박해민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전경기 출전 중이고 삼성 라이온즈 시절인 2021년 10월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부터 445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역대 연속 경기출전자 중 공동 12위다. 마해영이 롯데 시절인 2000년부터 삼성 유니폼을 입은 2003년까지 445경기 연속 출전했었다. 내년 개막전에만 나와도 단독 12위가 된다. 내년에도 전경기에 출전한다면 4년 연속 전경기 출전에 총 589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쓰게 된다. 단독 6위까지 올라설 수 있다.
그러나 올시즌 박해민은 부진했다. 거의 매년 기복이 있어도 2할8푼대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던 박해민이지만 올시즌은 2할6푼3리(482타수 127안타)로 마쳤다. 타격이 부진해 주로 하위 타선에 있었으나 중견수 수비의 공헌도가 높았다. 올해 144경기 중 128경기에 선발로 나가고 16경기만 교체로 출전한 이유는 수비 때문이었다.
박해민 역시 타격이 부진했음에도 전경기에 나갔다는 것에 신경이 쓰인 눈치다. 박해민은 "내가 나가겠다고 한 적은 없다. 감독님께 전경기 출전하고 싶습니다. 무조건 내보내주십시오라고 하는 건 선수로서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다"라며 "감독님께서 (연속 경기 출전) 알고 계셔서 배려를 해주신 것 같다. 벤치에 있다가 경기 후반 수비 강화가 필요해서 나가면서 전경기가 됐다"라고 했다.
445내년에도 전경기에 나가고 싶은 목표를 분명히 했다. 떳떳하게 전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을 보였다. 박해민은 "내년에도 전경기 욕심은 난다. 그러나 성적이 뒷받침 돼야 할 것 같다"며 "올해 같은 성적으로 전경기에 나간다는 건 어떻게 보면 부끄러운 것이다. 잘한다는 전제로 전경기에 나가고 싶다"라고 했다.
평소와 같은 2할8푼대 정도면 될까. 그는 오히려 높게 잡았다. 박해민은 "올해 못한게 있으니 좀 더 해서 타율 3할 정도 치고 출루율도 좀 더 높여야 잘했다고 하시지 않겠나"라며 "잘 준비하면 올해같은 성적은 안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야구가 쉽지는 않지만 충분히 돌아봤꼬, 잘 준비할 자신도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해민은 9월에 타격폼을 수정하며 타율 3할5푼1리(57타수 20안타)의 좋은 타격으로 마무리를 했다. 평소보다 다리를 넓게 벌려 안정감을 찾은 것이 포인트였다. 내년은 박해민의 LG에서의 FA 계약 마지막 해다. 주장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하고, 자존심도 찾아야 하고 두번째 FA 대박도 터뜨려야 한다. 잘해야할 이유가 너무 많은 박해민이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