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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시속 155㎞' LG 허용주 "제구 잡아서 1군 등판하는 투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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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니치 마무리 캠프에서 실력 일취월장

(이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아직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단 9경기만 던진 허용주(21)를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 마무리 캠프 파견 명단에 넣었다.
3주 동안의 단기 일본 연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허용주는 22일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직 보여드린 게 없는 내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고개 숙였다.
투자의 이유는 명확했다.
키 194㎝의 오른손 투수 허용주는 최고 시속 155㎞의 빠른 공을 던진다.
2022년에 열린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전체 67순위로 LG에 지명된 허용주는 2022년 11월에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뼛조각 제거 수술을 동시에 받았다.
마산용마고 시절 최고 시속 152㎞의 빠른 공을 던진 재능을 믿고 LG는 허용주에게 '시간'을 투자했다.
입단 첫해 재활에 전념한 허용주는 올해에는 퓨처스(2군)리그에서 9경기에 등판해 11이닝 11피안타 12실점(10자책), 사사구 19개, 평균자책점 8.18로 고전했다.
하지만 염경엽 LG 감독과 구단은 숫자에서는 보이지 않는 '가능성'을 봤다.

10월 31일부터 11월 21일까지 주니치의 일본 나고야 마무리 캠프 명단에 허용주를 포함한 이유다.
허용주는 투수 이지강(25), 성동현(25), 포수 이주헌(21)과 함께 3주 동안 주니치 선수단과 훈련했다.
선수들과 함께 일본에서 머문 김광삼 코치는 "이번 주니치 캠프를 통해 참가한 4명의 선수 모두 많이 발전했다"며 "허용주의 기량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경험만 쌓는다면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허용주의 성장에 특히 주목했다.
허용주는 "주니치 선수들의 훈련 일정을 함께 소화하고, 우리 LG 선수들은 김광삼 코치와 추가 훈련까지 했다"며 "러닝을 정말 많이 하고, 네트 스로, 펑고를 받은 뒤에 투수 자세로 공을 던지는 등 다양한 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21일 귀국한 허용주는 LG가 마무리 캠프를 차린 이천 챔피언스파크로 곧장 왔다.
허용주는 "주니치 캠프에서 배운 것을 잊지 않고자 귀국 후에도 바로 훈련장으로 왔다"며 "마무리 캠프가 끝나도 꾸준히 훈련하며 이번 가을에 배운 걸 더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10월 울산-KBO 가을리그에서 시속 155㎞까지 찍은 허용주는 '제구력 향상'을 비시즌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허용주는 "정규시즌이 끝나고 치른 울산 가을리그에서도, 일본 주니치 캠프에서도 구속은 잘 나왔다"며 "구속을 시속 160㎞까지 올리면 좋긴 하겠지만, 구속보다는 제구가 중요하다. 공이 아무리 빨라도 제구가 흔들리면 경기에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훈련장에 머무는 공 빠른 투수'가 되고 싶지 않다. 경기에 출전해 아웃 카운트를 잡는 투수가 되어야 한다"고 다짐하듯이 말하기도 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어깨를 타고났고 팔꿈치 재활도 끝났으니, 제구만 잡히면 1군 마운드에도 설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허용주는 지금 퓨처스 팀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라며 "내년에는 1군에서 승리조로 활용하고 싶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허용주의 기량을 확인하겠다"고 기대했다.
마침 허용주가 가장 동경하는 선수가 임찬규다.
임찬규는 직구 구속은 허용주보다 시속 10㎞ 정도 느리다.
하지만, 탁월한 변화구 구사와 제구로 LG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허용주는 "내 롤 모델은 내가 정말 필요한 걸 가지고 있는 임찬규 선배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임찬규 선배가 던지는 모습을 보며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다"며 "내가 선호하는 보직은 불펜이지만, 임찬규 선배의 제구력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2024년 허용주의 목표는 1군 진입이다.
LG의 기대감은 '1군 승리조 도약'으로 허용주의 목표보다 높다.
LG의 바람이 이뤄지면, 임찬규의 선발승을 불펜 허용주가 지키는 낭만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