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앞둔 올림픽파크포레온 미리 가보니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내 집은 마음대로 꾸미지만 공용 공간은 개인이 바꿀 수 없는 곳이어서 건설사가 가치 있는 상품을 만들고 외부에도 자랑이 될 만한 곳이라 많이 신경 썼습니다"
오는 29일 입주를 앞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를 연합뉴스가 지난 21일 미리 찾았을 때 현장 안내를 맡은 현대건설 관계자는 3단지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
전체 1만2천여 가구로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사업단지라 불리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은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4곳의 건설사가 공사를 나눠 맡았으며 현대건설은 3단지(3천930 가구)를 담당했다.
단지 내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공간은 손님 숙박용으로 마련된 게스트 하우스다.
단기 숙박용인 게스트 하우스는 보통 주민들 선호가 높지 않은 1층에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건설은 이런 관례를 탈피해 올림픽 공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단지 내 가장 뛰어난 전망을 자랑하는 302동, 304동의 최고층인 35층에 총 8개의 게스트 하우스를 배치했다.
형태는 스위트와 디럭스 두 가지로 이날 방문한 게스트 하우스는 스위트였다.
전용면적 85㎡인 내부에는 아담하지만 4인 가족이 함께 들어가 전망을 감상하기에는 충분한 미니 풀장이 설치돼 있다.
주방에는 손님과 집주인이 함께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대형 테이블, 와인 셀러, 전기 벽난로 등이 배치됐다.
침실에는 맞춤 제작된 대형 침대 1개가 놓여 있고, 욕실은 화장실과 샤워 공간을 분리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최고층이 주는 경관과 휴식을 손님에게만 양보한 것은 아니다.
주민이 개인 공간을 벗어나 아파트 단지 안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301동 35층에는 스카이 라운지를 만들었다.
라운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둥근 수반에 대형 조경석을 올려놓은 중정이 눈에 들어온다.
물과 무채색의 색감을 활용한 중정은 마음의 휴식과 치유라는 라운지의 콘셉트를 가장 잘 보여준다.
중정 양옆으로는 음료를 판매하는 바 카운터, 전망 존, 야외 데크, 대형 룸(프라이빗존) 등이 위치해 주민들이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라운지 내부에는 예술과 조경 분야의 작가들이 참여해 꾸민 실내 정원이나 미디어아트 등이 곳곳에 배치돼 마치 대형 리조트나 호텔의 로비에 와 있는 느낌을 줬다.
라운지는 실내 공간에 국한되지 않고 아파트 단지 내부가 보이는 방향으로 야외 데크를 만들었다.
데크 공간의 한쪽 벽은 모두 대나무로 마감됐고, 외부를 향해 트여 있는 쪽은 작은 조경수들을 심어 외부의 시선을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공간은 라운지 실내와 시각적으로 단절된 구조여서 숲속에 둘러싸인 조그마한 휴양지 공간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중정과 실외 데크 등은 마치 인도네시아 발리의 리조트 같은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실내 구경을 마치고 외부로 나오자 현대건설이 단지 총면적의 약 40%를 할애한 정원과 조경이 곳곳에서 눈길을 끌었다.
3단지 입구에 배치된 조선향나무는 경기도 화성에서 공수해 온 것으로 한 그루 가격이 4억원에 달한다.
이 밖에 전북 고창군에서 옮겨온 벚나무, 충남 서산의 배롱나무, 제주도의 팽나무 등 전국 각지에서 욕심을 내 끌어온 9종의 조경수들이 구역마다 배치돼 다채로운 매력을 풍겼다.
식물만으로 승부를 본 것은 아니다.
각 동 인근에는 독특한 미술 작품들을 다수 배치했는데, 그중에서도 '투영의 정원'에는 마치 커다란 바위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조형물이 있다. 조형물은 일출 방향에 놓여 아침이면 바위 위로 햇살이 부서지는 듯한 풍경이 연출된다.
3차원 입체(3D) 기술로 만든 붉은색의 긴 벤치가 인상적인 정원 '예원'은 국내 최고 권위의 우수디자인 상품 인정 제도인 '2024 우수디자인 상품선정'(Good Design)에서 아파트 정원 부문 최고 순위인 동상을 수상했다.
한국영상대학교 교수진과 협업해 만든 '둔촌진경원'에는 인공폭포에 진경산수 이미지 조명을 덧씌우는 조명 예술 기법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인공 폭포를 가동하지 않는 동절기나 시야가 어두운 밤에도 맑은 물이 가득 흘러 내려오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단지 내 대형 어린이집, 운동시설인 '클럽 포레온', 도서관, 다양한 규모의 놀이터 등을 배치해 주민들이 단지 안에서 학업, 취미, 육아, 운동, 휴식 등을 하는 데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용생활 공간에 이처럼 많은 공을 들인데 대해 "사업에 4개 건설사가 뛰어들다 보니 서로 더욱 뛰어나고 우수한 시설을 선보이겠다는 은근한 경쟁이 작용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다만 주민들이 추후 관리비 등에서 너무 많은 부담을 지지 않도록 자원 순환·재활용 등 현대건설만의 노하우를 활용해 인공폭포 등 정원시설 관리에서도 가구당 월 2천~3천원 수준의 관리비만 부과되는 수준으로 설계를 했다"고 말했다.
ohye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