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영광스러운 상을 받았으니 상금은 더 의미 있는 곳에 쓰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학교체육 분야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2024 학교체육대상' 시상식이 지난 6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 시상식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건강한 신체적·정서적 성장을 위해 애써온 선생님들과 학업 못지 않게 체육활동에도 열심히 임해 온 학생들을 격려하고, 학교체육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교육부가 주최하고, 학교체육진흥회·스포츠조선이 공동주관하며, 대한축구협회 SK텔레콤 한국마사회 등이 사회 공헌의 뜻에 공감해 후원사로 참여했다.
교육부와 주관·후원사의 주요 인사들이 내빈으로 참석한 가운데 학교체육 활성화와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학교운동부 활성화, 특수체육교육 활성화, 여학생 축구 활성화 등 5개 분야에 걸쳐 총 15개의 대상과 최우수상이 개인과 단체에 수여됐다.
특히 이날 시상식장에는 수상자와 수상자를 축하하기 위해 온 가족·지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수상자가 호명될 때마다 큰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지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축하를 전한 따뜻한 시상식이었다.
그런데 이날 시상식이 끝난 뒤 '학교체육대상'의 가치를 한층 더 부각시킬 만한 훈훈한 소식이 들려왔다.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부문 초등 분야 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과 상금(100만원)을 받은 박성환 교사(송린초등학교)가 주최측에 상금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해온 것이다.
박 교사는 예체능 및 방과후 보직교사로서 2023년부터 늘봄학교 총괄 교사를 맡으며 여러 시간대에 늘봄 체육을 활성화해 학생들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고, 건강 증진을 이끌어낸 프로그램을 열정적으로 운영해 왔다. 더불어 지역 연계 체육 프로그램을 통해 스포츠클라이밍과 에어로빅·힙합, 스포츠피구, 핸드볼, 씨름, 치어리딩 학생심판 양성, 티볼, 안전양궁, 육상, 무용 등 총 20여 개의 연계 프로그램을 신청해, 선정되기도 했다.
박 교사가 지도한 스포츠클럽(치어리딩, 여자축구, 육상, 힙합) 등은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으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그는 동료 교사로부터 "안 해도 되는 일을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느냐"라고 물을 정도로 학생들을 위한 체육교육 활동에 모든 것을 내던진 인물이기도 하다. 한 사람이 다 맡아서 해냈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활동을 한 탓에 심사를 맡은 학교체육진흥회와 교육청 관계자가 현장 실사를 나가 교차 검증까지 한 뒤에 대상 수상을 결정하는 일도 있었다.
이렇듯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에 뜨거운 열정을 쏟아낸 박 교사는 상을 받은 뒤 "뜻 깊은 자리에서 의미가 큰 상을 받게 돼 무척 영광스럽고, 시상식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면서 "상은 간직하겠지만, 상금은 좀 더 의미 있는 곳에 쓰고 싶다"고 밝혔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었다. 박 교사는 "괜히 튀려한다고 안 좋게 보는 분도 있을 것 같다. 그런 걱정도 사실 조금 했었다"면서 "100만원은 제게도 적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 미혼이라 월급으로도 생활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국민의 혈세로 교직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조금이라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고 기부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계속해서 박 교사는 주최측에 "혹시라도 의미 있는 기부처가 있으면 연결해주시면 좋겠다. 이왕이면 체육활동을 간절히 원하지만 체육 사각지대에 있는 보육원이나 복지센터에 기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런 생각은 과거 봉사활동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박 교사는 "예전에 보육원 체육대회에 교육봉사를 나간 적이 있다. 체육활동 하나하나에 정말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며 "아이들이 갖고 놀 수 있는 공이라도 하나 더 사는 데 상금이 전달된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사에게서 비롯된 선한 영향력의 불씨가 체육 사각지대를 비추는 등불로 커지길 기대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