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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산책' 뺨치는 신태용 제자의 참신한 세리머니 '열풍'…한 폭의 예술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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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축구장 위 셀러브레이션도 예술이 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최고 스타 마르셀리노 페르디난(20·옥스퍼드 유나이티드)이 최근 선보인 세리머니는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역사적인 승리만큼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마르셀리노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동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6차전에서 전반 32분 기습적인 선제골을 쏜 뒤 후반 25분 역습 상황에서 승리의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마르셀리노의 멀티골에 힘입어 2대0 승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비진에 카운터 펀치를 날린 마르셀리노는 곧장 광고판 뒤 사진기자들이 모인 쪽으로 달려가 트랙 위에 덩그러니 놓인 의자에 털썩 기대 앉았다. 양 손으로 허리를 잡고는 오른발을 축구공 위에 올렸다. 시선은 홈 서포터석쪽을 응시했다. '거기있는 팬들, 지금 나 보고 있나?'라고 말하려는 것처럼.

인도네시아 동료들은 마르셀리노가 사진기자들의 카메라 세레를 받도록 한참을 기다린 뒤 마르셀리노 곁으로 달려가 골 뒷풀이를 했다.

카메라에 담긴 마르셀리노의 모습은 한 장의 화보같았다. 참신함과 포즈가 돋보였다.

'차가운 시크미'를 뿜어낸 마르셀리노의 세리머니는 곧바로 화제를 모았다. 인니 현지에선 '마르셀리노 따라하기' 열풍이 불었다. 마르셀리노 의자 앞에 음식 테이블이 갖다 놓은 '밈'도 생겼다.

유럽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잉글랜드 팬은 가나 출신 웨스트햄 공격수 모하메드 쿠두스의 의자 세리머니와 마르셀리노의 세리머니를 비교했다. 알레힌드로 가르나초(맨유),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등 스타 선수들을 중심으로 광고판 등에 앉아 포즈를 취하는 세리머니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마르셀리노의 세리머니는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상 첫 월드컵 최종예선 승리로 이어져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앞서 5경기에서 3무2패 승리를 하지 못했던 신태용호는 이날 승리로 승점 6점을 확보하며 조 6위에서 단숨에 3위로 점프했다.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선 3개조 1~2위 6개팀이 본선에 직행하고, 3~4위 6개팀은 4차예선을 치른다.

마르셀리노는 신태용 감독의 전술에 적응하려고 노력했으며,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고 자평했다.

한국 사령탑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에르베 르나르 사우디 감독은 "인도네시아가 이길만한 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사우디는 최근 4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에 그치는 부진에 휩싸였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