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강력하게 내비친 세대교체 의지. 일단 판이 깔렸다.
두산 베어스 내야진이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간다. 왕조시대를 이끌던 '베스트 내야수' 두 명이 차례로 떠났다.
3루를 지켰던 허경민은 KT와 4년 총액 40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18억원 인센티브 6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얼마 안 있어 유격수 김재호의 은퇴 소식이 이어졌다.
허경민은 올 시즌 115경기에 나와 타율 3할9리 61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811을 기록하며 주전 3루수로 활약했다. 리그 최고라 평가받고 있는 수비력도 여전히 견고했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4+2년 계약을 한 허경민은 4년 뒤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선수 옵션'이 있었고,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두산과 KT의 금액 차이가 있었던 만큼, 이적을 택했다.
유격수 김재호는 올 시즌 57경기에서 타율 3할2리 OPS 0.760의 성적을 남겼다. 세대교체 흐름 속에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시즌 후반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질 당시 베테랑 관록을 뽐내며 팀을 2년 연속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포스트시즌 2경기에서도 모두 선발로 나왔다.
여전히 1군에서 통할 기량이었지만 김재호는 "더이상 세대교체가 늦어지면 안 된다"는 당부 속에 유니폼을 벗었다.
두산은 시즌을 마친 뒤 강력한 세대 교체 의지를 보였다. 뛰어난 베테랑 선수를 보유했지만 이들이 부진할 때 채워줄 자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고민으로 다가왔다.
일단 내년 시즌 경쟁을 펼칠 후보는 풍부하다. 박준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이승엽 감독이 주전 유격수로 성장하길 바란 1순위 내야수다. 장타력을 보유한 만큼, 대형 유격수로도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꾸준하게 기회를 받아온 이유찬과 전민재 역시 내년 시즌 성장을 이뤄야 하는 선수다. 두 선수 모두 올해 100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이 감독은 "올해 좋아졌지만, 후배들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인 여동건과 임종성 또한 올해 1군의 맛을 보면서 내년 시즌 기대를 높였다. '오재원 대리처방'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박계범 박지훈도 자유의 몸이 돼 본격적으로 내년 준비에 들어갔다. 이 밖에 오명진은 마무리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이승엽 감독의 기대를 받고 있다.
마무리캠프에서 젊은 선수를 눈여겨 본 이승엽 두산 감독은 "마무리캠프에 있는 선수들이 1군 무대에서 많이 뛰어야 경쟁 구도가 생기고, 그러면 팀은 발전할 수밖에 없다"며 "영원한 주전은 없다는 생각으로 베테랑은 그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해야 하고, 베테랑 선수보다 여기에 있는 선수들이 좋다면 1군 경기에 더 많이 나갈 수 있다. 그런 경쟁 구도가 된다면 팀은 더 강해질 거란 생각이 든다"며 조금 더 젊어질 베어스를 기대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