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자이언츠는 1934년 창단했다. 올해 팀 출범 90주년을 맞았다. 일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최고(最古) 팀이자, 최고(最高) 팀이다. 일본프로야구가 1950년 센트럴과 퍼시픽, 양 리그로 출범한 후 39차례 센트럴리그 우승을 했다. 22차례 재팬시리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비교 대상이 없는 독보적인 성적이다. 전설의 홈런왕 오 사다하루(왕정치·소프트뱅크 구단 회장)와 나가시마 시게오가 활약했던 1965~1973년, 재팬시리즈 9연패를 달성했다.
성적도 최고, 인기도 최고. 일본야구를 대표하는 팀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성적도 인기도 최고에서 살짝 밀려났다.
올 시즌 '안방' 도쿄돔에서 열린 72경기에 총 282만5762명(평균 3만9247명)이 입장했다. 그런데 라이벌 한신 타이거즈는 고시엔구장에 총 300만9693명(4만1801명)을 불러모았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일이다. 선수단 총 연봉도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자주 1위를 내준다.
2022~2023년, 2년 연속 B클래스(6개팀 중 4~6위)로 떨어졌다. 매년 우승이 목표인 팀이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굴욕적인 결과다. 세 번에 걸쳐 팀을 이끌었던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옷을 벗었다. 포수 '레전드' 아베 신노스케 수석코치가 사령탑에 올랐다.
1982년 생 아베 체제로 4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올랐다. 창단 90주년을 맞은 올 시즌,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마무리가 아쉬웠다. 리그 1위를 하고 재팬시리즈에 못 갔다. 3위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의 기세에 눌려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탈락했다.
2012년, 요미우리는 니혼햄 파이터스를 꺾고 재팬시리즈 우승을 했다. 2승 뒤 2연패를 당했는데 2연승으로 마무리했다. 이게 마지막 재팬시리즈 우승이다. 이후 2013~2014년, 2019~2020년, 2024년 다섯 차례 리그 우승을 했지만, 재팬시리즈 정상에 가지 못했다.
2013년 재팬시리즈. 라쿠텐 이글스에 막혔다. 라쿠텐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가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친 시리즈다. 2014년엔 2위 한신에 발목 잡혔다.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 주저앉았다. 2019~2020년, 대참사가 벌어졌다. 소프트뱅크에 2년 연속 4연패를 당했다.
내년에도 요미우리의 목표는 통산 23번째 재팬시리즈 우승이다. 최근 몇 년간 잠잠했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2020년 이후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이 없었다.
FA 시장이 열리자 요미우리가 빈번하게 등장한다. 한신 4번 타자 오야마 유스케(29)와 소프트뱅크 포수 가이 다쿠야(32)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소프트뱅크 우완투수 이시카와 슈타(33)도 영입 대상이다. 한꺼번에 FA 3명 획득을 노린다.
한신 4번 타자와 소프트뱅크 주전포수가 시장에 나온 이례적인 상황이다. 간판선수가 소속팀 잔류가 아닌 시장 평가를 선택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오야마는 올해 연봉 2억8000만엔, 가이는 2억1000만엔을 받았다. 요미우리가 이 둘을 모두 잡으려고 한다.
요미우리는 오야마 영입에 5년-20억엔을 넘어 최대 6년 장기계약을 구상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신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올 시즌 요미우리 안방, 세 명이 분담했다. 확실한 주전 없이 시즌을 끌어갔다. 국가대표 포수 가이가 합류하면 포지션 재편이 불가피하다. 포수 출신인 아베 감독이 바라는 구상이다.
오야마는 2017년 한신 신인 1차 지명 선수다. 지난 8년간 통산 '137홈런-551타점'을 기록하며 주축타자로 활약했다.
수비형 포수인 가이는 올해까지 7차례 퍼시픽리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17~2022년, 6년 연속 수상대에 올랐다. 그는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 도쿄올림픽, 2023년 WBC 일본대표로 활약했다.
이시카와는 2020년 퍼시픽리그 다승(11승), 승률 1위(0.786)를 했다. 올해는 15경기(선발 10경기)에 나가 7승(2패·평균자책점 2.56)을 올렸다. 이시카와는 지난해 세이부 라이온즈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야마구치 도시카즈 요미우리 구단주는 20일 일본언론 인터뷰에서 "거론되는 선수들이 요미우리에서 행복한 야구 인생을 보냈으면 좋겠다. 함께 일본 최고가 되고 싶다. 자이언츠는 가장 역사가 깊은 팀이다. 이런 팀의 일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전력 보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번 겨울 에이스 스가노 도모유키(35)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떠난다. 4번 타자 오카모토 가즈마(28)는 내년 시즌이 끝나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변화에 따른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