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일본)=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내년 봄에는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태양(34·한화 이글스)은 올해 일찍 시즌을 마쳤다. 시즌 전 이석증으로 100%의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던 그는 1군 10경기에서 9⅓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지난 7월 오른쪽 팔꿈치 골극 제거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일찍 접어야 했다.
긴 재활의 과정.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몸을 끌어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제 40m 피칭을 하는 등 내년 시즌 복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스프링캠프도 가고, 몸 상태가 괜찮으면 개막전부터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태양 역시 "팔에 불편함도 없고, 굉장히 잘 진행되고 있다. 컨디션만 찾으면 충분히 개막전도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일찍 시즌을 마친 아쉬움은 컸다. 그러나 현실을 받아들였다. 이태양은 "선수라면 당연히 야구장에서 플레이를 해야 살아 숨쉬는 거 같은데, 안 아프고 싶다고 안 아플 수는 없으니 인생의 순리라고 생각했다.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이니 앞으로 야구를 하는데 있어서 더 단단해지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올 시즌 완주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운동도 많이 하고 있다"며 "일본에 오기 전 쉴 만큼 쉬었다고 생각한다. 꾸준하게 운동하면서 통증 없이 잘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는 정우주 권민규 등 신인을 비롯해 어린 선수들이 대거 합류해 내년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열정 가득한 후배들의 모습은 이태양에게 또 하나의 자극제가 됐다. 이태양은 "(정)우주나 (권)민규 등이 하는 걸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 마무리캠프를 이렇게 하는 게 6~7년 만인 거 같은데 후배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옆에서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한화는 선발과 불펜 모두 돌아가면서 공백이 생겼다. '만능 투수' 이태양의 빈 자리는 그만큼 더욱 크게 느껴졌다. 이태양은 "팀이 조금 힘들었던 시기에 같이 있었다면 투수들이 '으X으X' 하고 이끌어가지 않았을까 싶다"며 "오랜만에 뒤에서 야구를 보니 부족한 부분을 느꼈다.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한화는 내년 시즌 신구장에서의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던 만큼, 신구장 첫 해를 맞아 가을야구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이글스파크에서 많은 추억이 있는 이태양은 "이글스파크에서 좋은 일, 안 좋을 일 다 있었다. 더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하는 것이니 그동안의 기억을 지우고 새로운 한화의 시대를 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구단에서도 바뀌어야 한다는 의지가 느껴지고, 선수단도 더 힘을 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가을야구에 대한 강한 열망도 내비쳤다. 그는 "지금 잘 준비하고 있으니 안 아프고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 한화도 가을야구를 해야 한다. TV로 보니 부럽더라. 이제 한화에서 한 번 우승을 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미야자키(일본)=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