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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천 개입 의혹' 서울 출장 조사…예비후보들은 대질조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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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윤상현 등 소환 검토…김태열 전 소장 대질 "공천 부탁" 확인 예정
참고인 출석 신용한 "대선 때 '명태균 보고서'로 갑자기 긴급회의 소집"

(창원=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를 수사 중인 검찰이 2022년 6·1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공관위원들을 서울에서 참고인 조사를 벌이는 등 관련 수사를 본격화한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은 최근 당시 공관위원 일부를 서울동부지검으로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현역 국회의원을 포함해 주요 관련자들이 서울 등 수도권에 있는 만큼 검찰은 해당 지역 검찰청에서 출장 조사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공천 거래 의혹을 받는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과정에 실제로 대통령실 등이 개입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는 지난 9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씨가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았고, 공천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창원의창) 국민의힘 공천 후보 발표가 있기 하루 전이자 윤 대통령 취임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한 녹음 파일을 공개하며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을 주장했다.
이 녹음 파일에는 윤 대통령이 명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음성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당시 공관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공천자 명단을) 보고한 적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검찰은 공관위원들을 조사한 뒤 윤 의원과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최근 명씨 하드디스크에서 2022년 5월 9일 명씨와 이 의원이 나눈 문자 메시지를 확보했다.
당시 이 의원은 이날 새벽 "윤 대통령이 김 전 의원 경선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고, 명씨는 같은 날 오전 윤 대통령에게 "우리 김영선 의원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14일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 의원은 자신에 관한 공천 개입 의혹을 묻는 취재진에게 "명씨가 공천 상황을 잘못 알고 있어 분위기를 전해준 것"이라며 "당시 윤 대통령이 특정 시장 후보 공천을 요구했다"는 취지로 말해 또 다른 공천 개입이 있었다는 듯한 여지를 남겼다.
검찰은 명씨의 또 다른 혐의인 2022년 6·1지방선거 예비 후보자들과의 돈거래에 관해서도 연일 수사를 이어간다.

검찰은 이날 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명씨에게 수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 당시 경북 고령군수 및 대구시의원 예비후보로 나섰던 A, B씨와 돈거래 현장에 같이 있었던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을 불러 대질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오전 조사에서 검찰은 B씨가 명씨에게 '공천을 부탁한다'는 취지로 보낸 문자 메시지를 증거로 내보이며 B씨에게 문자를 보낸 취지를 물었다.
이에 B씨는 "본심이 아니었다"며 공천 대가성을 부인하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 B씨는 6·1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대가로 명씨 측에게 총 2억4천여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이들 모두 명씨가 실질적 운영자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의 운영 자금으로 차용증을 써 돈을 빌려준 것일 뿐 공천 대가성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명씨 역시 김 전 소장이 자기 이름을 팔아 개인적으로 A, B씨로부터 돈을 받은 것이라고 반박한다.
반면 김 전 소장은 A, B씨로부터 자신이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명씨 지시에 따라 돈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최근 명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그리고 김 전 소장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김 전 소장이 '(차량에) 돈을 실었다'는 취지의 말을 한 녹취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어지는 오후 조사에서 이 녹취가 이뤄진 당시의 상황과 A, B씨가 명씨 측과 말을 맞춘 의혹 등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오전 조사에서 영상 녹화 절차 등 문제로 많은 대질이 이뤄지지 않아 이번 대질 조사는 밤 시간대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날 오전에는 대선 때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지원실장 출신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며 이른바 '명태균 보고서 회의'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명태균 보고서를 토대로 회의가 열렸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보고서를) 활용한 범위의 문제일 것"이라며 "전략 문서 같은 건 여론조사 기관을 표시 안 해놓은 것도 있어 어느 것을 어떻게 중시해서 활용했다는 것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 (명태균 보고서) 파일을 보기 전과 후에 회의가 있었고, 후의 회의가 긴급회의였다"며 "그날 오후 갑자기 어느 분 책임하에 긴급회의라고 소집한다고 했을 땐 급박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긴급회의를 누가 소집했는지는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제가 캠프 외에서 그것(명태균 보고서)을 받았을 확률은 제로"라고 강조했다.
앞서 신 전 교수는 대선 당일 캠프 핵심 관계자들에게 명태균 보고서가 공유됐고 이를 토대로 전략 회의가 열렸다는 점을 공개했다.
명씨는 "당시 윤 후보에게 언론에 공표된 여론조사는 몇 번 줬지만, 비공표조사 결과는 준 적 없다"고 언론에 밝힌 바 있다.
신 전 교수는 '폭로하게 된 심경'을 묻는 말에 "어떤 분은 그날 회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객관적인 자료를 다 갖고 있다"며 "객관적 사실이 드러나도 계속 거짓으로 일관하는 정권 차원의 반성이나 국민들 앞에 부끄러움 같은 것들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 제가 그것을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ljy@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