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소매업 폐업 급증, 비은행 대출 늘어 부채의 질 악화
한은 강원본부 "재취업·재창업 지원 정책 등 대책 필요"
(춘천=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강원 자영업자의 폐업이 최근 급증하면서 재취업·재창업 지원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발표한 '최근 강원지역 자영업자 폐업 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낮은 수준을 유지하던 도내 자영업자 폐업률은 지난해부터 상승세로 전환, 올해까지 증가 추세다.
개인사업자 폐업률은 2021년 9.5%에서 2022년 9.2%로 줄었으나 지난해 9.8%로 0.6%P 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폐업 증가는 코로나19 이후 지원책 만료, 고금리·고물가 누적으로 인한 내수 부진의 영향이 컸다.
특히 강원지역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자영업자 비중이 높아 내수 부진의 영향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폐업이 늘어나면서 자영업자의 비중도 2019년 20만8천명(25.6%)에서 올해 19만3천명(22.8%)으로 빠르게 줄었다.
지난해에는 소매업, 음식점업, 건설업의 폐업률이 크게 늘었고, 올해에도 음식점과 소매업체를 중심으로 폐업률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연도별 1∼9월 중 음식점 폐업 건수는 2022년 1천856건, 2023년 2천600건, 2024년 2천800건이었다.
같은 기간 유통업체 폐업 건수도 올해 1천364건으로 이미 지난해 1천374건과 유사한 수준을 보인다.
음식점의 경우 영업 기간 1년 미만 사업장의 폐업이 증가했고, 시군별로는 접경지역인 양구·철원·양양에서 남북 관계 갈등 고조와 군부대 이전·통폐합 등으로 인한 폐업이 잦았다.
폐업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폐업공제금 수령 건수와 금액은 물론 신용보증재단의 대위변제 발생 건수와 금액도 큰 폭으로 늘었다.
자영업자의 대출은 올해 들어 감소세를 보였으나 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이거나 저신용 상태인 취약 차주의 대출과 비은행 대출 비중이 늘면서 부채의 질은 악화했다.
이에 보고서는 재취업·재창업 지원 등 폐업 자영업자를 위한 대응 정책 마련을 주문했다.
강원지역의 경우 재창업 비중이 전국보다 높은 만큼 준비되지 않은 이른바 '회전문 창업'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원활한 폐업을 유도하고, 업종·세대별 맞춤형 디지털 교육을 실시해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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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