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100명 검거해 24명 구속…인적 드문 화장실서 현금 수거도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가상자산 선물 거래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허위 투자 사이트로 유인해 65억여원을 가로채고 호화생활을 해온 투자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유사 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20대 A씨 등 24명을 구속하고 7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 등은 2023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해외 가상자산 선물 거래에 투자하면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SNS 광고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들은 투자 전문가 행세를 하며 조작된 화면으로 수익이 나는 것처럼 만든 가짜 투자사이트를 보여주고 이른바 '대포통장'으로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받았다.
투자사기 일당은 계속 투자하거나 기다리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들이 돈을 더 많이 송금하거나 오래 예치하게 했다.
하지만 이들은 초반에 돈을 조금 돌려줘 투자자를 안심시킨 뒤 어느 정도 투자금이 모이면 잠적하거나 사이트를 폐쇄했다.
이런 수법에 당한 피해자는 현재까지 134명, 투자금은 65억여원에 달했다.
이들은 점조직 형태로 지역에서 투자자를 모집해 송금받은 돈을 현금화한 뒤 전달책을 통해 A씨가 있는 본사에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서로 얼굴을 모르는 조직원들은 새벽에 인적이 드문 공원 화장실 등에서 만나 뻐꾸기 등 사전에 정한 암호로 접선해 현금을 주고받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 등은 빼돌린 돈으로 고급 외제차, 고가 제품, 귀금속 등을 구입해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다.
경찰이 이들의 사무실과 은거지를 급습했을 때 현금 7천800만원, 명품 75점 등 2억3천만원 상당을 압수했고 부동산, 차량 등 총 1억6천500만원어치의 재산을 기소 전 추징보전 한 상태다.
이승주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장은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를 유도한 뒤 초기 투자금 일부를 환불해주는 수법의 투자사기가 기승을 부려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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