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마음 아픈 일 발생했지만, 범행 피해 굉장히 커"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조현병을 앓는 중에 홀로 양육해오던 손녀를 살해하고 손자를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50대가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가 인정됐고, 피해 아동들의 아버지이자 피고인의 아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았지만,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21일 대전지법 형사11부(최석진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 제한과 치료 감호를 명했다.
검찰의 공소 사실을 보면 A씨는 지난해 8월 12일 자택에서 손녀인 B(3)양을 베개로 눌러 숨지게 했으며, 손자인 C(4)군의 얼굴을 치아로 강하게 물어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아들의 갑작스러운 부탁으로 손자·손녀 양육을 홀로 전담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공판 과정에서 변호인은 A씨가 2011년부터 15년간 조현병 증세로 입원·통원 치료를 받아온 사실을 밝히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을 고려해 선처를 요청했다.
피고인의 아들이자 피해 아동들의 아버지도 모친에 대한 처벌 불원 의사를 재판부에 전달했다.
지난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A씨는 "제정신이 아니어서 너무 죄송하고 잘못했다"며 "어떻게 사과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손녀에게 정말 미안하다. (아동) 둘을 함께 보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용서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아온 A씨는 이날 실형을 선고받은 후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조현병 등 여러 정신상태가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심신미약 상태였던 것을 인정한다"며 "하지만, 발생한 피해가 굉장히 크다. 마음 아픈 일이 발생했지만, 발생 결과가 굉장히 중한 걸 감안했고, 치료감호 받으며 정신 병력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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