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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채원빈, '이친자' 최고 수확인데…"신인상이요? 한석규 선배님과 '베커상' 노려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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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신예 배우의 존재감이 깊고 뚜렷하게 각인되는 순간이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이하 '이친자')'의 가장 큰 수확은 채원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선배 한석규와도 밀리지 않은 연기력으로,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탄탄하게 표현한 바다.

'이친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 장태수(한석규)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 장하빈(채원빈)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쫓는 '부녀 스릴러' 드라마다. 지난 15일 웰메이드 수작으로 용두용미 결말을 남겼다.

특히 국민 배우 한석규와 떠오르는 신예 채원빈이 아빠와 딸로 호흡을 맞춰, 의심으로 뒤얽힌 부녀의 이야기를 그려 호평을 얻었다. 채원빈은 대선배 한석규에 대해 "선배님은 정말 온화한 분이다. 슛만 들어가면, 그냥 눈빛뿐만 아니라, 주변 공기가 달라질 정도로 힘을 가지신 분이다. 선배님이 이끌어주신 대로 했던 것 같다. 사실 겁이 많았다. 어떡하지 하고 나름 걱정을 했는데, 선배님께서 촬영할 때는 태수 그 자체로 계시더라"고 했다.

'이친자'는 단순히 범인만 추리하는 장르물을 뛰어넘어, 의심으로 멀어진 부녀의 관계를 통해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채원빈 역시 "'사람이 의심을 받으면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것을 알았다. 제가 살면서 의심 받는 것은 '냉장고 내 거 누가 먹었냐' 정도였다. 어쩔 때는 미운 감정이 들 정도로, 하빈이의 감정을 쌓는데 선배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선배님 통해서 이런 느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해석한 장하빈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왜 그렇게 나를 의심하냐는 말을 많이 하는데, 촬영 초반까지만 해도 저도 어른의 시선으로 하빈이를 본 것 같다. 저도 학생이 아니다 보니까, '네가 오해를 받게 한 것에는 너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 같다. 결핍이 있는 아이고, 18살 밖에 안 됐는데, 다른 청소년들과 표현의 방식은 너무 다르긴 하다. 그 확신을 얻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약간의 보상심리라고 해야 하나. 어린 시절 내내 의심 받아 왔으니. 계속해서 아빠를 긁으면서도, 되게 모순되게 무조건적인 믿음을 얻고 싶었던 것 같다. 마음이 아프더라."

일각에서는 하빈을 두고 소시오패스 혹은 사이코패스라고 말하기도 한다. 채원빈은 "처음에는 이 인물이 형체가 없다 보니까, 인물을 담을 수 있는 상장이 있었으면 좋겠더라. 그게 사이코인지, 소시오인지 알려주시면 참고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감독님은 그걸 생각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때는 이걸 생각해야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여기서 중요한 건 소시오인지 사이코인지가 아니다'라고 하시더라. 그 말씀을 이해하는 게 어려웠다. 기획 의도와 맞지 않고, 감독님은 좀 열어두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그걸 가두지 말라고 하셨던 것 같다. 그게 많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기억 남는 반응으로 "하빈이는 오은영 박사가 아니라, 퇴마사 만나서 구마해야 한다고 하더라. 금쪽이가 아니라 악귀라고. 사진이 너무 웃겨서 저장해서 가족들한테도 보여주고 그랬다 "며 웃기도 했다.

장하빈을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점도 언급했다. "감정을 절제하는 인물을 처음 연기하다 보니 새롭게 보는 게 많았다. 이렇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이 알았던 것 같다"는 채원빈은 "하빈이를 연기하면서 그렇게 우울할 수가 없었다. 촬영 중간에 감정이 느껴지면 터져나올 때가 있더라. 그래서 집 가서 지칠 때까지 운 적이 많았다. 저는 슬픔은 털어야 하는 사람인데, 그냥 넘어가면 밥 먹고 체한 것처럼 갑갑하고 예민해진다. 별 거 아닌 거에 짜증나고 부정적 기운이 많아져서 차라리 마음껏 울자고 했다"라고 했다.

장하빈을 연기하기 위해 참고한 것으로는 "오히려 참고는 안 하려고 했다. 어느 정도 구축이 된 상태에서 기능적으로 따왔다면 그걸 참고했을 텐데, 너무 참고하면 의지를 하게 될 것 같더라. 원래는 무조건 파고드는 성격인데, 처음으로 '도망갈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 인물이었다. 제가 찾은 방법은 감독님께 매달리는 방법이었다. 모든 인물에 대한 정보가 있는 분이니, 감독님께 고민이 되는 장면은 별표를 쳐서 '여기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이런 거에서 나오는 게 맞나요?'라고 여쭤봤다. 그렇게 답을 찾아갔다"고 밝혔다.

연기 호평에 감사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채원빈은 "그 자체로 봐주시는 게 신기했다. 인물을 잘 표현해냈다는 반증이기도 하니까 좋은데, 그거에 대해 다음 작품에 '어떻게 연기해야지'라고 생각하면, 독이 될 수 있겠더라. 어떤 작품이나 인물이든, 지금처럼 진심을 다해 이해하면 표현이 다르게 될 것 같다. 다음 작품이 궁금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바랐다.

특히 '이친자' 송연화 PD도 올 연말 'MBC 연기대상'에서 채원빈이 여우신인상을 받기를 원한바, 채원빈의 소망도 들어봤다. 그런데 채원빈은 의외의 답을 내놓아, 웃음을 샀다. "감독님 인터뷰를 보는데 이미 신인상 받은 기분이었다. 감독님 인정이 저한테 크게 와닿았다. 너무 감사했다. 늘 말씀을 드렸던 게 아빠와 베스트 커플상 받고 싶다는 것이다. 못 받더라도 베스트 커플이라 생각한다(웃음)."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