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성에 차지 않은 2024년의 마지막 발걸음이었다. 홍명보호가 B조 '꼴찌'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대한민국 22위) 팔레스타인에 또 발목이 잡혔다. 대한민국은 20일(이하 한국시각) 요르단 암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끝난 팔레스타인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6차전서 1대1로 비겼다. 6경기에서 무패(4승2무)를 이어간 홍명보호는 B조 선두(승점 14)로 올해 A매치 일정을 마감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에는 1차전 홈에 이어 6차전(중립)에서도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팔레스타인은 3차예선에서 3무3패(승점 3)를 기록했는데, 홍명보호를 상대로만 승점 2점을 가져갔다.
선발 카드부터 다소 당황스러웠다. 홍 감독은 닷새 전 쿠웨이트전(3대1 승)과 똑같은 베스트11을 들고 나왔다. 변화 대신 안정을 선택했다. 결국 '독'이었다. 윤활유가 없었다. 체력적으로 벽에 부딪혔다. 손흥민(토트넘) 이명재(울산) 등을 제외하고 대다수 선수들의 발걸음이 무거웠다. 대처 능력도 떨어졌다.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봉쇄당하면서 갈 곳을 잃었다.
수비라인의 집중력 저하는 또 문제가 됐다. 3차예선에서 '클린시트', 이른바 무실점 경기는 두 경기에 불과하다.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0대0 무), 요르단과의 3차전(2대0 승)이다. 2차전 오만전(3대1 승), 4차전 이라크전(3대2 승), 5차전 쿠웨이트전(3대1 승)에 이어 팔레스타인전도 골을 허용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헌납했다. 홍명호보는 전반 12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한국 축구가 자랑하는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백패스 실수가 빌미가 됐다. 김민재의 패스가 너무 짧았고, 골키퍼 조현우가 황급히 달려 나왔으나 안일한 대응으로 '무장해제' 당했다. 팔레스타인 자이드 쿤바르는 슬라이딩하며 볼을 먼저 낚아챘고, 오른발 슈팅으로 조현우의 다리 사이를 뚫었다.
다행히 대한민국은 '손흥민 보유국'이었다. 손흥민은 실점 후 4분 만인 전반 16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명재에서 시작된 볼줄기는 이재성(마인츠)을 거쳐 쇄도하는 손흥민에게 연결됐다. 손흥민은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새 역사도 썼다. 지난달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합류가 불발된 그는 14일 쿠웨이트전에서 A매치 50호골을 작렬시켰다. 51호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과 단 5일 어깨를 나란히 한 후 넘어섰다. 역대 A매치 최다골 단독 2위로 올라섰다. 그는 최다골 주인공인 '레전드'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의 58골에도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손흥민은 A매치 3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바람과 달리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박용우(알아인)가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골망을 흔들었지만 앞선 상황에서의 파울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35분 또 한번 골네트를 갈랐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VAR(비디오판독)에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홍 감독은 "무승부를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있다. 올해 마지막 A매치인데 승리하지 못해서 팬 여러분께 미안한 마음이다. 한국으로 돌아간 후 전체적으로 분석해서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된 손흥민은 "이겨야 하는데 비겨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 A매치 51골 등 여러 기록을 세웠지만 지금은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 팀을 보면서 배워야 할 것 같다"며 "결과적으로 2~3%, 많게는 10% 정도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면 언젠가 대표팀을 떠나야 할 때 100% 만족하는 자리까지 만들어 놓고 은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환점을 돈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은 내년 3월 재개된다. 대한민국은 오만, 요르단과 홈 2연전을 갖는다.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