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충구 위성통신포럼 집행위원장 "스페이스X, 기존 통신사업자에 위협적"
"국가 안보 전략 등에 위성 주권 절실…국제협력 통한 독자망 구축을"
위성전파감시센터 "내년 상반기부터 감시 대상 위성 급증…감시 본격화"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스페이스X가 위성통신서비스 스타링크로 인도네시아 전역에 통신망을 공급하는 데 투입하는 직원이 4명, 투자금이 30억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기존의 이동통신 사업자와 접근 방법 자체가 다른 것입니다."
강충구 위성통신포럼 집행위원장은 20일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이동통신 시장에 불러일으킬 파장에 대해 인도네시아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강 위원장은 중앙전파관리소 위성전파감시센터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연 제3회 위성전파 및 위성통신 기술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강 위원장은 "스타링크 매출액이 올해 말 9조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KT 무선사업부 매출보다 큰 금액"이라고 전했다.
기조연설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위성 재발사가 가능한 기술을 고도화함으로써 위성 1기 발사에 드는 비용을 기존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15억원가량으로 크게 낮추면서 지난 9월 현재 7천120개인 발사 위성 수를 4만2천개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 비용은 총 40조원에 달하며 지금까지 14조원을 조달했다.
강 위원장은 "스페이스X 활동의 핵심은 위성 발사와 궤도 진입 비용을 더욱 줄이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스타링크 위성통신을 휴대전화에 직접 연결하는 '다이렉트투셀'(DTC) 기능을 통해 동영상 시청 등도 가능해졌다며 "이는 이동통신 사업자가 위협을 느낄 만한 내용으로, 미국 통신사 AT&T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생태계 교란 여지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 상태"라고 전했다.
강 위원장은 "FCC 결정이 다이렉트투셀 사업 전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봐야겠지만, 스페이스X가 가진 기술이나 서비스 자체의 지배력이 절대적이고 현재로선 대체할 수단이 없다"고 부연했다.
그는 스페이스X 외에도 아마존이 2029년까지 위성 3천200기를 발사해 유통,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계하려고 시도하는 위성통신 프로젝트 '카이퍼'(Kuiper)에 대해 언급하며 "(산업) 수직 결합을 통해 위협적인 사업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사례"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통신 생태계가 해외 기술력에 대응할 방향에 대해 "독자적으로는 어렵고 국제 협력을 통해 망을 공동 구축하고 운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스타링크에 대응한 유럽연합(EU)의 'IRIS2 프로젝트' 등에 참여할 기회 등을 예시했다.
그는 "아무것도 안 하면 스타링크를 이용하거나 해외 사업자에 종속되는 상황이 될 것이며, 우리 고유한 독자망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가 '위성 주도권'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궤도 위성통신 국가 연구개발 추진 방향에 대해 발표한 최성호 정보통신기획평가원 PM은 "우리가 2030년까지 저궤도 통신위성 2기를 발사한다는 것이 의미가 적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장기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가 상용화를 끝낸 이동통신 시장에 2천년대 뒤늦게 뛰어들어 2020년대에 5G 시장 이끌고 있듯이 위성통신 분야에서도 아직 기회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정삼 중앙전파관리소장은 "국내 위성통신 시장은 작기 때문에 국내 가입자는 10만명도 쉽지 않지만 투자수익률(ROI) 개념보다는 국가 안보 전략 개념에서 접근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위성통신이 대세라고 하는 상황 속에서 냉철하게 어떤 핵심 역량을 확보해 국제적 경쟁력을 키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위성전파감시센터는 스타링크 국내 서비스가 시작되는 내년 상반기부터 감시 대상인 위성 수가 현재 실시간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40여개에서 8천여개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센터는 위성 감시 예산을 확보해 경기도 이천에서 수도권 상공 위성을 중점 감시하는 등 활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csm@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