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음식 주간 맞아 쿠킹 클래스 열려…"음식에 담긴 전통·철학 소개"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이탈리아 대사관과 자주 협업합니다. 저는 이탈리아에 한식을 홍보하고, 한국에는 이탈리아 요리를 알리는 두 가지 역할을 하고 있어요."
지난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라퀴진에서 만난 파브리치오 페라리 셰프는 이탈리아 대사관 및 프라다와 협업한 '쿠킹 클래스'(요리 강습)에서 한국어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스타 셰프다.
이번 쿠킹 클래스는 지난 18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제9회 세계 이탈리아 음식 주간 행사 중 하나로 진행됐다.
세계 이탈리아 음식 주간은 전 세계에 이탈리아 음식을 소개하고 이탈리아 식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쿠킹 클래스에는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인스타그램의 이벤트에 참여해 선발된 6명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직접 이탈리아 요리를 만든 사진이나 영상과 함께 '요리에 대한 나만의 스토리'를 담은 포스팅을 올리는 이벤트를 통해 선발됐다.
쿠킹 클래스에서 만든 요리는 문어 토스카나 판자넬라 브레드 샐러드와 새우 레몬 링귀니 파스타다.
판자넬라는 오래된 빵과 토마토, 붉은 양파 등의 재료에 올리브오일을 뿌려먹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요리다.
파브리 셰프는 두 가지 요리를 고른 이유에 대해 "이탈리아에서는 흔한 전통적인 요리지만, 한국에서는 잘 모르는 요리"라며 "판자넬라 샐러드에는 문어를, 레몬 파스타에는 새우를 각각 넣는 레시피로 바꿔 파브리만의 터치(손길)를 가미했다"고 설명했다.
쿠킹 클래스의 열기는 뜨거웠다.
참가자들은 파브리 셰프에게 불은 중불과 약불 중 어떤 것으로 해야 하는지, 파스타 면은 어떤 것을 써야 하는지, 다른 해산물을 넣어도 되는지 등을 꼼꼼하게 물어봤다.
대학에서 이탈리아어과를 전공했다는 참가자 이모(27)씨는 "생각보다 파브리 셰프를 따라 요리를 만드는 것이 어려웠다"며 "요리는 '정성'이라는 말처럼 시간을 들인 만큼 요리의 맛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조모(35)씨는 "한국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레몬 파스타 등을 만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이탈리아 요리는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리는 것 같아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모님과 함께 쿠킹 클래스를 찾은 중학생 박모(15)군은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고 이탈리아 셰프 중 롤모델이 파브리 셰프였다"며 "지금까지 했던 것과는 다른 요리를 만들어보는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음식 주간에는 파브리 셰프의 쿠킹 클래스 외에도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오는 22일에는 이탈리아 상공회의소 주관 갈라 디너가 예정돼있다.
미슐랭 스타 셰프 크리스티나 바워만이 한국 식재료로 만든 풀리아 전통 메뉴를 선보인다.
니콜라 델 메디코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영사는 "이탈리아 음식 주간은 이탈리아 외교협력부 차원에서 전 세계 공관들과 함께 진행하는 행사"라며 "단순히 음식을 소개하는 것뿐 아니라 음식에 담겨 있는 철학과 전통을 같이 소개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이고, 내년까지 '한-이 상호 문화교류의 해'가 이어진다"며 "한국과 이탈리아 간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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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