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배우 이세희가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 속 이주리 역할을 연기하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을 짚었다.
이세희는 최근 서울 강남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90년대 광고와 김완선 무대를 참고했다"라며 "90년대부터 애 키우면서 미용실 운영한 분들도 찾아가 인터뷰도 했다"라고 했다.
지난 17일 종영한 '정숙한 세일즈'는 '성(性)'이 금기시되던 그때 그 시절인 1992년 한 시골마을,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 시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드라마다. 이세희는 '방판 시스터즈' 4인방 중 시골마을 금제에서 홀로 미장원을 운영하는 미혼모 이주리 역할로 열연했다.
진분홍 아이섀도우와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당대 최고의 스타 김완선 머리에 쫙 달라붙는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는 등 핫한 패션과 미모로 등장부터 시선을 모았다. 여기에 미혼모라고 면박을 주는 이에게도 개의치 않고 할 말을 다 하며 똑 부러지는 모습을 보이고,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도 호기심을 드러내는 등 당당한 신여성상을 자랑한 바다.
이세희는 이주리를 표현하기 위해 외적으로 주안점을 둔 부분으로 "처음캐릭터 잡을 때 의상팀과 분장팀에서 많이 준비해주셨다. 저는 90년도, 91년도 광고를 봤다.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캡처해서 보내고 그랬다"며 웃었다.
이어 "김완선 스타일도 참고했다. 그걸 하면서 김완선 선배님 음악을 많이 들었다. 귀에 이어폰 꽂고 창문을 닦는 신인데, 선배님의 '오늘밤'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연기했다. 감사하게도 그걸 나중에 써주셨다"고 했다.
연기적으로 신경 쓴 부분도 언급했다. 이세희는 "주리는 풍파를 다 겪은 사람이다. 나머지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고 깨닫게 하는 바가 있어서, 자기 확신을 가지려고 했다. 행동 하나하나 할 때, 의도를 가지고 당차게 하자고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세희로는 소심한 부분이 있는데 주리 대사들이 통쾌하더라. 그래서 지금은 주리를 하기 전보다는 확신을 가지고 얘기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작품 배경이 1992년대라는 점에서 미용실을 홀로 운영하는 이주리 캐릭터를 따로 연구하기도 했다. 이세희는 "사람 사는 거 비슷하지만, 그래도 그 시절 분위기라는 게 있지 않느냐. 90년대에 애를 키우면서 미용실을 하는 사람을 찾아가보자 했다. 오래된 미용실이 있더라. 그분들께 인터뷰를 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문전박대도 당하고 그랬다. 그래도 너무 감사하게도 단단이로 알아봐 주셔서 인터뷰도 했다. 다 설명해 주셔서, 그때 얘기들을 참고했다. 애 키우면서 일하는 시스템이 그때는 어려운데, 서로 품앗이처럼 애 봐주고 업고 일하고 그랬더라. 너무 따뜻한 시절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터뷰까지 하는 이유에는 "다 들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가 생동감 있다. 경험해본 사람의 얘기를 듣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미혼모 역할에 부담을 느낄 만도 하다. 그러나 이세희는 "미혼모인 적도 없고 아이도 낳아본 경험도 없다 보니, 어머니들의 깊은 상황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겠느냐. 그래도 주리는 아들만 보는 캐릭터는 아니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을 주려면, 자신도 사랑해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리는 그런 인물이었다. 미혼모 부담보다는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에 대해서만 생각하자고 했다"고 짚었다.
끝으로 이번 드라마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는 "희망찬 메시지를 준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편견이 오더라도, 날아올라서 넘어가면 된다는 대사가 있다. 시대 불문하고, 어느 세대라도, 계속 편견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거기서도 그 사람들이 정의 내리는 나보다는, 내가 어떻게 정의 내리는 게 중요하더라. 그런 메시지를 주는 작품이라 생각해,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