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슛 놓친 팀 우리은행…빈공을 '공격 리바운드'로 메워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주축들이 대거 이적했는데도 여자프로농구 디펜딩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은 새 시즌 초반 선전한다.
개막 후 6경기에서 4승 2패를 거둬 청주 KB와 공동 2위에 올랐다.
개막 6연승을 달리는 부산 BNK의 기세가 매섭지만, 지난 시즌 우승 주역들을 잡지 못했는데도 선전하는 우리은행의 저력도 주목할 만하다.
개막 전 우리은행의 박혜진(BNK), 최이샘(신한은행), 나윤정(KB)이 다른 팀으로 이적했고, 핵심 선수였던 박지현은 외국 리그에 진출하면서 전력 공백이 컸다.
우리은행의 경기 지표를 보면 공격을 책임져온 이들 선수의 이탈이 체감된다.
올 시즌 6개 팀 가운데 우리은행의 필드골 성공률(35.65%)이 가장 낮다.
3점 성공률도 24.42%로 6개 팀 중 5위다.
지난 17일 부천 하나은행전에서는 3점 21개를 던져 18개를 놓쳤다. 성공률로 보면 12.5%에 그쳤다.
그런데도 우리은행은 66-60으로 이겼다.
경기 당 평균 25.5점의 괴력을 보여주는 김단비를 빼면 두 자릿수 득점자도 없다.
빈공에도 우리은행이 이기는 이유는 활동량, 집중력, 조직력의 우위다.
우리은행은 평균 64.7점을 올리고, 63.2점을 잃었다. 팀 전체 득점과 실점이 엇비슷한데도 승리(4승)가 패배(2패)보다 많다.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꾸린 BNK는 65.5점을 올리고, 52.3점을 실점한다.
BNK가 '체급 차'로 타팀을 압도한다면 우리은행은 접전 끝에 승부처에서 우위를 점해 승리를 챙기는 걸로 풀이된다.
17일 하나은행전에서도 경기 종료 2분여 전까지만 해도 60-60으로 팽팽했다.
시소게임을 펼쳐온 양 팀의 균형을 깬 건 우리은행의 조직적인 연계였다.
위성우 감독이 작전시간에 지시한 대로, 김단비가 외곽으로 빠지면서 골 밑의 빈 곳에 다른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쇄도하는 전술이 연이어 적중하면서 승부의 추가 기울어졌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주로 승부처인 4쿼터 득점이 BNK(15.5점)에 이은 2위(14.83점)다.
위 감독의 선수단 장악력이 돋보이는 우리은행은 실책도 가장 적다. 평균 6.5개로, 이 부문에서 가장 고전하는 용인 삼성생명(12.83개)의 절반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골 밑 자원이 부족하지만, 리바운드 수치도 좋다. 평균 39.5개씩 잡아내 BNK(40.17개)에 이은 2위다.
골 밑 장악력이 뛰어난 선수가 없는데도 리바운드 우위를 점하는 이유 역시 선수들의 활동량과 집중력이다.
우리은행의 수비 리바운드는 20.33개로 꼴찌다. 하지만 공격 리바운드(13.67개)는 1위다.
신체적인 조건과 운동 능력이 중요한 수비 리바운드는 내주더라도, 악착같이 골 밑으로 뛰어들어 공격 리바운드를 가져오면서 높이 열세를 메우는 셈이다.
바로 이 점이 우리은행이 빈공에도 승리를 챙긴 비결이다. 슛 성공률이 떨어지는 만큼 최대한 많은 공격권을 확보하면서 득점을 벌충한 것이다.
필드골과 자유투 시도를 합친 '슛 시도' 지표에서 우리은행은 평균 80.33회로 6개 팀 가운데 1위다.
2점 슛(41회)도, 3점 슛(28.67회)도 가장 많이 쏜다.
당연히 가장 많은 슛에 실패하는 팀도 우리은행이지만 그럴 때마다 선수들이 공을 향해 뛰어들어 공격권을 가져오면서 위 감독을 웃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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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