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라운드만에 대체 외인으로 뽑혔다. 한국에 온지 3일만에 실전에 나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1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만난 대한항공 막심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V리그에서 날 다시 부를 거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빠를줄은 몰라 놀랐다. 그 팀이 대한항공이라 더 좋다"며 웃었다. 이날 막심은 21득점을 몰아치며 KB손해보험전 승리를 이끌었다.
"아직은 시차에 적응하지 못했다. 기술은 준비돼있지만 몸은 시간이 필요하다. 의사는 아니지만, 내 몸상태는 75% 정도다."
막심은 아랍에미리트(UAE) 리그를 뛰는 동안에도 V리그를 꾸준히 지켜봤다. 언젠가 자신을 필요로 할 팀이 있으리란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 팀이 대한항공이 될 거란 생각은 못했다. 막심은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직전 긴급수혈, OK저축은행을 무너뜨리며 팀 우승에 공헌했다.
새 시즌 트라이아웃에서 선택받지 못했지만, 요스바니가 부상으로 빠진 대한항공이 그를 다시 영입했다. 전력 공백이 컸던 대한항공은 막심의 영입 논의부터 이적동의서(ITC) 발급, 입국과 훈련 참여, 이날 실전 데뷔까지 전광석화처럼 절차를 진행했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없이도 1라운드를 3승3패로 마쳤다. 한선수가 빠지면 유광우, 김규민 빠진 자리에 김민재, 정지석-곽승석이 쉬는 날은 정한용이 출격한다. 그만큼 팀내 경쟁도 치열하다. 막심 역시 지난 시즌 아포짓 자리에서 임동혁과, 올해는 아시아쿼터 아레프와 출전기회를 다투는 입장이다.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는 대체로 '왕'이다. 막심 역시 "V리그는 외국인 선수에게 풍부한 경험과 강한 멘털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외국인 선수에게까지 무한경쟁을 강조하는 V리그 팀은 대한항공 뿐이다.
"A팀과 B팀의 격차가 거의 없다. B팀에서 누가 들어와도 A팀 전력 공백을 메울 정도의 힘이 있다. 기술적으론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6대6 자체 경기를 하면 진짜 열심히 실전처럼 해야한다. 경험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이란 팀이 자신을 편안하게 한다고. 막심은 "이 곳에서 챔피언결정전을 우승했다. 구단 환경도 좋고, 감독 코치진 선수들도 모두 좋은 사람들"이라며 "비시즌부터 합류해서 이 팀에서 새 시즌을 준비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건 하느님 뜻이다. 이렇게 내가 돌아왔고, 대한항공의 일원이 되어 뛴다는 자체로 좋다"며 활짝 웃었다.
의정부=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