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포스팅을 앞두고 있는 일본인 투수 사사키 로키를 영입하려면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일까. 사사키는 자신이 원하는 걸 말한 적이 없다.
현지 매체 디 애슬레틱은 연고지 생활 환경, 구단의 안정성, 선수 육성시스템이 사사키의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구단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마이너리그 계약을 통해 입단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6년 동안 자신의 기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팀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ESPN은 '사사키를 향해 최선의 세일즈 작업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팀은 LA 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카고 컵스,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텍사스 레인저스, 그리고 탬파베이 레이스'라며 '사사키는 아직 그가 팀을 평가하는데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말한 적이 없다. 그 때문에 각 구단은 추측과 희망을 함께 품고 있다'고 전했다.
아무래도 '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은 구단들이 다수 언급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빅마켓 구단 중 하나가 빠져 있다. 바로 필라델피아 필리스다. 올해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팀인 필라델피아는 포브스가 지난 3월 평가한 메이저리그 구단 가치 랭킹서 29억2000만달러로 7위에 올랐고, 올시즌 홈경기 입장 관중은 336만3712명으로 다저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필라델피아는 양 리그를 합쳐 선발진이 가장 안정된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잭 휠러, 애런 놀라, 크리스토퍼 산체스, 레인저 수아레즈, 타이후안 워커 등이 맡은 선발 평균자책점은 3.81로 전체 8위, NL 3위였다.
그런데 필라델피아가 사사키 영입에 열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MLB.com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놓친 필리스가 일본인 투수 사사키의 포스팅 공시가 임박한 가운데 주목받고 있다'며 '야마모토와 달리 사사키는 25세 미만이기 때문에 국제 아마추어 사이닝보너스 풀 규정에 따라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야 한다. (7년 전)오타니가 LA 에인절스와 맺은 방식과 비슷한 계약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필라델피아가 사사키 쟁탈전에 뛰어든다고 해서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느닷없이 오타니와 야마모토 얘기가 나온 이유는 뭘까.
필라델피아는 두 선수가 처음 태평양을 건널 때 정성을 들여 계약을 적극 추진했던 구단이다. 2017년 12월 오타니가 포스팅 공시됐을 때 필라델피아는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1차 면접을 통과하지 못했다. 당시 오타니는 서부지구 팀들을 중심으로 7개 구단을 최종 면접 대상으로 지정해 결국 에인절스를 선택했다.
오타니는 당시 "미국에 가면 록키 발보아(영화 록키 주인공을 형상화한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해 필라델피아 구단에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으나, 그는 "난 그저 그곳을 방문하고 싶을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필라델피아 구단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이었다.
지난해 12월 야마모토 포스팅 때 필라델피아는 3억달러 이상을 베팅했지만, 역시 선택받지 못했다. 존 미들턴 필라델피아 구단주는 훗날 "다저스가 내민 12년 3억2500만달러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고 토로했는데, 구체적인 액수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사사키의 마음을 얻겠다는 방침이다. 샘 펄드 필라델피아 단장은 MLB.com과 인터뷰에서 "일본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우리 구단 입장에서는 일본의 특급 선수들을 데려오는데 있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싶다"고 밝혔다.
MLB.com은 '사사키는 최근 몇 년 동안 아시아 시장을 개척해 온 필라델피아를 염두에 두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 겨울 다저스가 오타니와 야마모토를 영입했다고 해서 모든 일본인 선수가 앞으로도 LA와 계약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