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코너 시볼드 확실시, 데니 레예스와 르윈 디아즈는 미지수.
가을야구 전까지만 해도 삼성 라이온즈 외인 삼총사에 대한 재계약 전망은 이랬다.
하지만 가을야구를 거치면서 뒤집어졌다. 정반대가 됐다.
레예스와 디아즈는 유력, 코너의 거취는 미궁이다.
시즌 때 잘 했지만 확신을 주기에는 2% 부족했던 레예스와 디아즈. 포스트시즌에 펄펄 날며 가을동화를 썼다.
스스로 '빅게임 피처'임을 입증했다.
레예스는 코너가 없는 가을무대에서 외인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중요했던 1,4차전에서 선발승을 거두며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가을이 무르익을 수록 점점 더 강해졌다.
1차전 6⅔이닝 4안타 3실점(1자책) 승리에 이어 4차전에서는 7이닝 3안타 무실점 완벽투로 LG타선을 압도했다.
2경기 13⅔이닝 7안타 2볼넷 단 1자책으로 2승무패 평균자책점 0.66. 시리즈 MVP는 당연히 레예스의 몫이었다.
한국시리즈도 눈부신 쾌투가 이어졌다.
'최강 타선' KIA 조차 레예스에게는 속수무책이었다. 2승무패로 3차전에 만난 레예스. 그마저 무너지면 삼성은 기댈 곳이 없는 최후의 보루였다. 정규 시즌 KIA에 약했던(2패 평균자책점 8.31) 우려는 기우였다.
선발 7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4대2 승리를 이끌며 2패 후 1승 반격으로 희망을 던졌다.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3전 전승에 20⅔이닝 단 1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0.44. 이쯤 되면 '재계약' 여부를 논하는 것 자체가 사치다. 그만큼 레예스는 가을야구 3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상종가까지 끌어올렸다.
디아즈 역시 포스트시즌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시켜준 선수다.
맥키넌→카데나스에 이은 삼성의 올시즌 3번째 외인타자. 29경기에서 2할8푼2리의 타율에 7홈런 19타점으로 잔여 시즌을 마쳤다. 0.518의 장타율은 눈여겨 볼만 했지만, 1할8푼8리의 득점권 타율은 성에 차지 않는 수치였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확 달라졌다. 결정적인 순간 마다 홈런을 날리며 시즌 때 감춰뒀던 클러치 히터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LG와의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홈런 3방을 몰아치며 2연승에 큰 힘을 보탰다.
KIA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4안타를 몰아친 디아즈는 5차전에서 양현종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KIA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가을야구 9경기 34타수12안타(0.353) 5홈런, 10타점.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양현종으로부터 두번째 우월 홈런을 날리는 순간 중계 해설을 맡은 박용택 위원은 "재계약 확실히 하겠네요"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정규시즌까지 코너는 세 선수 중 가장 확실한 재계약 대상자였다.
시즌 초 연착륙 과정에 다소 애를 먹기도 했지만 적응을 마친 뒤 강력한 구위로 승승장구하며 11승6패 3.43의 기록을 남겼다.
시즌 초 9경기까지 퀄리티스타트 단 1차례, 2승3패에 그쳤지만, 5월16일 SSG전 이후 확 달라졌다. 19경기 완봉승 한차례 포함, 9승3패 2.90의 평균자책점, 12차례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올시즌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5.95로 전체 8위. KBO에서 뛰던 외인투수들 중 하트 윌커슨 후라도 반즈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9월11일 한화전 4회 피칭 중 오른쪽 견갑골 통증으로 마운드를 내려오며 비극이 시작됐다. 한달 휴식으로 회복 후 가을야구 승선을 기대했지만 캐치볼 단계에서 회복하지 못하면서 가을야구 엔트리 진입이 불발됐다. 코너는 플레이오프 직전 미국으로 출국하며 개인재활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지만 끝내 한국시리즈에도 승선하지 못하며 우승 실패의 원인을 제공하고 말았다.
재발 확률 높은 견갑골 부상으로 풀시즌 건강한 소화에 대한 치명적 의구심을 남긴 코너. 내년시즌 삼성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