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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할 센세이션 '한국의 이치로'가 나타난 줄 알았는데, 믿기 힘든 추락..."내가 이겨내지 못했다" [와카야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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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야먀(일본)=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제가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KT 위즈 천성호는 2024 시즌 초반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군 전역 후 이강철 감독이 꼽은 기대주였다. 2군 무대를 방망이로 폭격했다는데, 스프링캠프에서 보니 정말 공을 맞히는 재주가 있더란다.

이 감독은 개막전부터 선발로 투입하는 '모험수'를 던졌다. 그런데 이게 웬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 멀티히트를 기록하더니, 개막 2연전 5안타를 몰아쳤다. 이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에서는 3안타-2안타-5안타를 몰아치고 개막 7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했다. 3월 8경기 타율이 무려 5할2푼9리.

일본 야구 전설 이치로 같았다. 배트 컨트롤이 자유자재였다. 밀고, 당기고 마음대로 상대 투수를 농락했다. 2루 수비가 조금 불안하기는 했지만, 방망이를 너무 잘치니 1번 타순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4월에도 감은 좋았다. 25경기 중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는 단 2경기 뿐. 다만 3월의 폭발력은 아니었다. 1안타 경기가 많았다. 4월 타율 2할9푼6리. 그래도 주전으로 처음 뛰는 시즌 대단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5월부터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5월 타율이 1할8푼으로 뚝 떨어졌다. 6월 처음 2군에 가고,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오윤석이 좋은 타격을 하고, 심우준까지 돌아와 자리가 없었다. 결국 2군에서 외야 수비 훈련을 시작했다. 그렇게 2024 시즌이 화려하게 불타다, 금방 꺼져버린 불꽃이 됐다.

천성호는 KT의 일본 와카야마 마무리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어린 동생들과 함께지만, 누구보다 열심이다. 그는 "나는 아직 1군 선수가 아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천성호는 롤러코스터 같았던 올시즌을 돌이키며 "처음에는 진짜 야구가 재밌었다. 잘 풀리려니 운이 따르는 안타도 많았다. 힘든지도 모르고 재밌게 히합을 했다. 계속 시합에 나가고 싶다는 마음 뿐이었다"고 밝혔다.

천성호는 이어 "체력적인 문제도 있었을 것이고, 상대가 나를 분석하면서 약점을 찾아냈고 내가 그 공략을 이겨내지 못했던 것 같다. 상대가 어떻게 승부를 걸어올지 머리로는 아는데, 한 번 꼬이니 대처가 안되더라"고 말했다. 5월부터는 그렇게 좋던 컨택트 능력이 사라지고 헛스윙을 하기 일쑤였다.

그래도 천성호는 기죽지 않고, 자신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마무리 캠프에서 노력중이다. 그는 "코치님들도 약점을 보완하려 하기보다, 가진 장점을 더 살려보자고 말씀하신다. 그래도 공은 잘 맞힌다고 생각을 한다. 타격을 할 때 더 정확히 때리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 수 있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 도중 바꾼 외야 수비도 자신감이 붙고 있다. 천성호는 "처음에는 2군 시합에 나갈 때도 두려웠다. 생각보다 너무 어렵더라. 지금은 빨리 시합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이종범 코치님께 많이 배우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와카야마(일본)=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