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야마(일본)=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한화는 KT가 어떤 포지션을 원하고 있다고 판단했을까.
'FA 대박' 광풍은 잠잠해질 타이밍. 대어급 선수들이 각자 집을 거의 찾았다. 이제는 어떤 '알토란'같은 보상 선수를 지목하느냐의 싸움이다.
그 시작을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가 끊는다. 한화는 KT에서 뛰다 FA 신분이 된 유격수 심우준을 4년 총액 50억원에 영입했다. 지난 7일 한화가 심우준 영입을 알렸고, 12일이 25인 보호 선수 명단을 KT에 보내왔다. KT는 3일 안에 보호 선수를 지명해 선수와 심우준 연봉 100%를 받을 지, 아니면 선수 없이 연봉 200%를 받을 지 결정해야 한다.
한화와 KT의 머리싸움. 한화는 KT가 원할 거라 판단되는 포지션 선수들을 집중 보호해야 하고, KT는 풀린 선수들 중 자신들의 전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자원을 선택해야 한다.
일단 모든 구단들이 보호 선수 명단을 작성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게 투수다. 야수는 키워서 쓴다고 하지만, 투수는 그게 안된다. 일단 1군에서 쓸 수 있는 투수 위주로 명단을 먼저 채운다.
그 다음 야수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KT는 심우준이 빠진 유격수 자리를 대체할 선수가 와주면 땡큐다. 그럴 경우 이도윤, 황영묵 등 올해 1군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쳐준 선수들이 있다면 지목하면 된다.
하지만 한화가 KT의 이런 사정을 알고 내야수들을 집중적으로 묶었다면 다른 포지션에서 선택이 이뤄질 수 있다. 투수 중 마지막까지 보호 명단 진입을 다투다 빠진 자원들, 아니면 외야나 포수 자원 중 어쩔 수 없이 풀어야 하는 선수들이 타깃이 될 수 있다.
선택은 팀 코칭스태프, 프런트 성향에 따라 갈린다. 포지션 관계 없이 가장 능력이 좋은, 당장 1군에서 뛸 수 있는 선수라고 판단되는 자원을 뽑는 경우가 있다. 아니면 필요한 포지션 순위를 두고, 거기에 맞춰 선발하는 케이스도 있다.
과연 KT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일단 당장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리고 이 결정에 따라 곧바로 이어질 엄상백 보상 선수 관련, 보호 선수 명단 기조가 바뀔 수 있다.
와카야마(일본)=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