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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을 오라가라 하는 '슈퍼甲', 오타니도 저지도 못한 일..."분 감독, 소토 만나러 서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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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감독이 선수를 만나러 '먼 길'을 가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오타니 쇼헤이도, 애런 저지도 이런 대접을 받지는 않았다.

뉴욕 양키스가 애런 분 감독을 대동하고 FA 최대어 후안 소토를 만나러 간다.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 그리고 분 감독이 이르면 이번 주말 남부 캘리포니아주로 날아가 소토와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만나 FA 계약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스티브 코헨 뉴욕 메츠 구단주가 소토와 협상을 갖기 위해 캘리포니아주로 직접 찾아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양키스 구단도 부랴부랴 일정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양키스와 메츠는 소토의 가장 유력한 행선지로 꼽힌다.

분 감독은 12일 현지 매체들과 영상 인터뷰(Zoom conference)를 갖고 "올시즌 내내 말했지만, 후안은 모든 부분에서 우리 팀에 매우 특별했다. 우리와 함께 위대한 시즌을 만들어 냈다"며 "마찬가지로 소토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난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를 알게 되고 그의 감독이 된 건 매우 즐거운 일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분 감독은 "분명히 말하지만 그가 남아주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앞으로 계속해서 핀스트라이프를 입었으며 좋겠다. 하지만 많은 팀들이 원하니 경쟁도 치열할 것이다. 어떤 결론이 날지 누가 알겠나?"라면서 "나와 소토의 관계는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우리가 그를 선수로서, 인간으로서 어떻게 생각하고 얼마나 소중하게 보는지는 확고하다. 올시즌 내내 소토 덕분에 지낼 수 있었다. 내가 말하고 싶은 세일즈 포인트는 우리가 그를 얼마나 원하는지이다. 미팅을 지켜보자"고 했다.

특급 FA의 마음을 사려는 구단의 정성은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다. 저지는 2022년 11~12월 FA 투어 당시 뉴욕에서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를 직접 만나 1차 조건(8년 3억2000만달러)을 들은 뒤 그의 고향인 캘리포니아주 북부로 날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수뇌부를 이틀 동안 접촉했다. 당시 게이브 캐플러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저지를 대접했다. 샌프란시스코로부터 9년 3억6000만달러의 오퍼를 받은 저지는 곧바로 에이전트를 통해 스타인브레너와 연락해 같은 조건을 받아내며 도장을 찍기에 이른다.

오타니도 지난해 12월 FA 투어를 하면서 LA 다저스 구단 수뇌부를 다저스타디움에서 만났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 브랜든 곰스 단장과 함께 오타니를 맞아 이런저런 질문을 받고 정성껏 답했다고 한다. 오타니는 동서부를 돌며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프란시스코, 양키스, 뉴욕 메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빅마켓 구단들을 직접 찾아가 협상을 벌였다. 저지와 오타니의 경우 본인들이 찾아갔지, 소토처럼 감독이 직접 만나러 오지는 않았다.

저지와 오타니 같은 슈퍼 FA의 경우 구단주, 사장, 단장 뿐만 아니라 감독, 간판 선수가 나서는 건 FA 시장에서 흔한 일이다. 그러나 소토처럼 해당 선수를 만나러 감독이 찾아가는, 그것도 동부에서 서부로 비행기를 타고 간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양키스도, 분 감독도 소토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뜻이다.

흔히 그렇듯 비공개 미팅이기 때문에 소토와 양키스가 만나는 장소와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다. 양키스와 메츠 구단 수뇌부가 총출동하는 이번 협상에서 소토가 만족할 만한 오퍼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소토가 "모든 구단에 귀를 기울여 철저하고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당장 결론이 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소토가 30팀 모두에게 기회가 있다고 했으나, 실제 구체적인 오퍼를 낼 수 있는 구단은 10곳 안팎이라고 봐야 한다. 소토의 몸값은 최소 5억달러, 최대 7억달러대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빅마켓 구단들을 중심으로 소토의 마음을 사기 위한 온갖 방법이 총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뉴욕포스트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소토 쟁탈전을 '8파전'으로 내다봤다. 양키스와 메츠, LA 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보스턴 레드삭스,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두 팀이 강력한 오퍼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헤이먼은 특히 토론토에 대해 '양키스와 메츠가 바라는 시나리오에 강력한 방해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구단주의 장악력이 큰 토론토는 올해 극심한 실망감을 안긴 만큼 팀을 개선하려는 강력한 동기부여를 갖고 있다'고 했다.

최근 현지 매체들이 내놓은 소토의 예상 계약 규모를 보면 대부분 6억달러 이상이고, 지급 유예분이 없는 온전한 계약이다. ESPN이 13년 6억1100만달러, MLBTR이 13년 6억달러, 디 애슬레틱이 13년 6억1100만달러, 팬그래프스가 12년 5억7600만달러, 블리처리포트는 14년 6억5800만달러를 각각 제시했다.

그러나 헤이먼은 소토가 계약기간 15년을 추진할 것으로 봤다. 실질 가치로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10년 7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소리다. ESPN은 '소토는 2000년 겨울 알렉스 로드리게스 이후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FA다. 5억달러 이상의 계약이 기대되는데 평균연봉(AAV)과 현가 총액(present-day total value)에서 지급 유예가 대부분인 오타니 쇼헤이의 7억달러를 능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A로드는 2000년 시즌이 끝난 뒤 FA가 돼 텍사스 레인저스와 10년 2억5200만달러에 계약하며 당시 북미 프로스포츠 최고액 기록인 NBA 케빈 가넷의 6년 1억2600만달러를 두 배나 경신했다.

오타니의 경우 총액의 97%가 10년 뒤 10년에 걸쳐 나눠받아 현가 총액은 4억3740만달러이다. 소토는 지급 유예 없이 5억달러 이상을 받아내려 한다고 보면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