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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의 센터서클]'1+2' K리그 승강시스템은 잘못 없다, 가슴앓이 한다고 기조 바꿀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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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환희와 눈물이 교차하고 있다. FC안양이 1부 리그 승격의 꿈을 이뤘다. 2013년 창단 후 11년 만이다. 지난해 2부로 추락한 '전통의 명가' 수원 삼성은 한 시즌 만의 1부 승격에 실패했다. 1부에선 영원할 것 같았던 인천 유나이티드의 '생존왕 신화'가 무너졌다. 인천은 내년 처음으로 '2부의 삶'을 산다.

1년내내 굵은 땀방울을 쏟아낸 K리그가 '추수의 계절'을 맞았다. 1위가 있으면, 꼴찌가 있다. 그라운드는 늘 그랬듯 희비로 채워지고 있다. 승격과 강등의 소용돌이는 지구촌 프로축구의 숙명이다. 클럽 축구의 '꽃'이자 선순환 구조다. 1983년 문을 연 K리그는 출범 30년 만인 2013년에야 승강제를 도입했다.

현재의 '1+2' 체제는 2022년 첫 발을 뗐다. 1부 최하위는 2부로 다이렉트 강등되고, 1부 11위는 2부의 2위, 10위는 3~5위의 플레이오프(PO) 승자와 승강 PO를 통해 잔류 운명이 결정된다. 올해는 인천이 최하위의 비운을 맛봤다. 대구FC와 전북 현대는 승강 PO를 기다리고 있다.

1부와 2부의 이해관계는 늘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올해도 1부에선 볼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령탑들이 아우성이다. 또 '제도 탓'이다.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은 "K리그1 12개팀 중 3개팀이 강등권이다. 확률이 무려 25%다. 전 세계적으로 강등 확률이 25%인 곳은 없다. 16개, 20개팀이 아니다. 우리는 12개팀이다. PO에서 K리그1 팀이 유리하다고 하지만, 축구라는 것은 장담할 수 없다. 강등 확률 25%는 너무 가혹하다"고 토로했다.

1부 잔류 마지노선인 9위에 턱걸이 한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도 동의했다. 그는 "지금 현실에서는 강등률이 높다. 아니면 K리그1 팀 수를 늘려야 한다. 요새 젊은 지도자들이 감독을 하려 하지 않는다. 가혹한 잣대"라며 "팬들은 즐겁고 여러 상황이 있을 수 있지만 현실에 맞게 구조를 갖추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감독들의 고충은 이해가 간다. 생존 경쟁의 압박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현장의 문제 제기 또한 반갑다. 그러나 3년 만에 또 제도를 바꾸자는 논리에는 공감할 수 없다. '1+2 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에는 2부 구단들의 강력한 제안이 있었고, 1부 구단들도 대의를 위해 희생했다. 황선홍 감독이 모를 수 있지만 당시 가장 목소리가 컸던 구단이 2부의 대전이었다. 위치가 달라졌다고 하루 아침에 구단 입장이 180도 바뀌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25%'라는 주장에도 괴리가 있다. 25% 강등이 현실이 된 적은 없다. 시행 첫 시즌인 2022년에는 성남FC와 김천 상무, 두 팀이 강등됐고, 지난해에는 수원 삼성, 단 한 팀만 2부로 떨어졌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16.7%와 8%를 오갔다. 굳이 평균으로 따지자면 현재까지의 1부 강등 확률은 12.5%다. 올해도 25%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소비자, 즉 다수 팬들의 '쫄깃함'을 등한시 한 것도 아쉽다. 역기능보다 순기능이 더 많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승부는 그들만의 세계다. 팬들이 거부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불꽃이 활활 타올라야 '온기'가 춤을 춘다. 7~12위가 포진하는 1부의 파이널B가 우승 경쟁 못지않게 살벌한 전쟁터가 된 것은 '1+2 제도' 덕이다. 이번 시즌도 파이널 1라운드에서는 7~8위조차 강등 싸움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흥미진진, 볼거리가 넘쳐났다.

2부 또한 5위까지 준PO 진출권이 돌아가는 구도라 6위와 7위는 물론 8위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후까지 사활을 걸었다. 6위 수원 삼성은 5위 부산 아이파크와 승점이 56점으로 똑같았지만 다득점에서 밀려 준PO 진출에 실패했다. 손에 땀을 쥐는 혈투가 최종전까지 이어졌다.

프로에서 어떤 제도나 규정을 제정할 때 가장 첫 번째로 염두에 둬야 할 타깃은 팬이다. 그라운드는 흥분이 넘치고, 팬들이 열광하는데 일부 구단의 대표와 감독이 가슴앓이 한다고 당장 그 기조를 바꿀 수는 없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