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심판의 욕설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문제는 해당 영상이 EPL 빅클럽과 해당 구단의 전 감독을 향한 사실이 알려지며 공정성 문제가 떠올랐다.
EPL은 그간 심판들의 오심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리그다. 오심으로 피해를 본 구단들도 매 시즌 적지 않았다. 다만 심판이 대놓고 한 구단을 욕설로 비방한 사례는 없었기에 곧바로 조사와 징계가 이뤄질 예정이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12일(한국시각) 'EPL 심판 데이비드 쿠트가 리버풀과 위르겐 클롭에 대한 비하 발언을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SNS를 통해 유포됐다'라고 보도했다.
스카이스포츠는 'EPL 심판인 쿠트는 영국프로축구심판기구(PGMOL)에 의해 즉각적으로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쿠트가 리버풀과 클롭에 대한 비하 발언을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SNS를 통해 널리 퍼졌다. PGMOL은 이번 사건에 대한 성명서를 냈다'라고 전했다. PGMOL은 '쿠트는 전면적인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즉각적으로 정직된다. PGMOL은 해당 프로세스가 완료될 때까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영국의 BBC는 'PGMOL은 쿠트의 정지 처분을 내렸고, 이는 즉시 발표된다. 전면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며 쿠트의 영상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언제 촬영됐는지, 진위 여부도 불분명하다'라고 아직 결론이 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데일리메일은 '영상이 AI로 제작되엇을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라며 쿠트가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아직 확실치 않다고 주장했다.
더선은 '쿠트는 SNS에 유출된 영상에서 다른 남자와 대화하며 리버풀은 똥같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클롭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자 욕설을 쏟아냈다. 그는 클롭을 비아냔 거리며 욕설을 내뱉었다'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영상 속 쿠트는 리버풀과 클롭에 대한 욕설을 거리낌 없이 내뱉었으며 "이 영상을 공유하면 안 돼"라며 대화를 숨기려는 정황까지 남아 있었다. 다만 아직까지 해당 영상이 정말 쿠트의 언행이 담긴 영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만약 쿠트가 나온 영상이 모두 사실이라면 문제가 터 커질 수 있다. 공정성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더 큰 여지는 그간 쿠트 주심이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오심들 때문이다.
2018년부터 EPL에서 심판직을 맡은 쿠트는 직전 리버풀과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도 주심으로 관장했다. 지난 2020년 10월 리버풀과 에버턴의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VAR 심판으로 경기를 맡았지만, 버질 판다이크를 향한 조던 픽포드의 태클을 보고도 어떠한 추가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당시 판다이크는 픽포드의 태클로 인해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충격적인 부상을 당했다. 이 외에도 지난 2023년 리버풀과 아스널의 경기에서 마르틴 외데고르의 핸드볼 의심 장면을 그냥 넘어갔던 주심도 쿠트였다.
영상과 사건이 정말로 사실로 확정되고 징계가 이뤄진다면 해고까지도 가능할 수 있다. 영국 더선은 '쿠트는 정지 처분을 받은 후 해고 위기에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쿠트의 해고로 사건이 끝나지 않고 EPL 심판들의 일부 구단에 대한 선호와 불호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EPL 심판들은 자신의 응원 구단, 출신 지역을 PGMOL에 알려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경기 배정에 영향을 받지만, 비선호 구단에 대해서는 선호 구단의 라이벌 경기만을 규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렇기에 심판들의 비선호에 따른 판정 불이익에 대한 갑론을박이 늘어날 수 있다.
EPL의 공정성 문제가 커지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쿠트 사건에 대한 PGMOL의 대처가 중요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