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야마(일본)=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아니, 마무리 캠프에서 무슨 150km가 나오나.
KT 위즈의 마무리 훈련이 열리고 있는 일본 와카야마 카미톤다 구장.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이강철 감독은 "강건을 지켜보시라"며 자신감 넘치는 웃음을 보였다.
강건. 이미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선수였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10번째, 마지막으로 뽑힌 선수였다.
하지만 시작은 미약했어도, 1군 데뷔는 다른 동기들보다 빨랐다. 지난 시즌 막판 이 감독의 강건의 실전을 보고 싶어 올렸는데, 당차게 공을 던지는 모습이 돋보였다. 지난해 10월7일 한화 이글스전 14-0으로 앞서던 7회 등판해 3이닝 3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부산 기장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올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로 손꼽혔다.
하지만 올시즌 4경기 출전에 그쳤다. 퀵 모션 등에서 문제가 노출돼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주자들이 너무 편하게 뛰었다. 1군에 오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번 와카야마 마무리 캠프는 강건에게 기회였다. 이 감독 앞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 이 감독도 여유가 있는 마무리 훈련이기에, 강건의 투구폼과 투구 밸런스 등에 있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간결한 투구폼으로 위력적인 공을 뿌리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150km를 그냥 찍는다"며 웃었다. 강건은 11일 카미톤다 구장에서 라이브 피칭을 했는데, 이날 공 40개를 던지는데 최고 구속 147km를 기록했다. 구속도 구속이지만, 공이 엄청난 파워로 낮게 깔려 들어왔고 떨어지는 변화구의 각도 좋았다. 제구에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강건 뿐 아니다. 신인 원상현도 이 감독의 지도 아래 투구폼을 바꾼 뒤 이날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강력한 직구에, 낙차 큰 체인지업이 들어오니 타자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지난해 김재윤 보상선수로 데려온 문용익도 좋아졌다. 고질인 제구 불안이 많이 해소됐다. 이 감독은 "올해 2군에서 계속 선발을 시켰다. 많은 공을 던지며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고 평했다.
이 감독은 "이 세 사람이 80~90개 정도 공을 뿌릴 수 있는 스태미너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이번 마무리 훈련 큰 소득 중 하나다. 세 사람은 직구 뿐 아니라 떨어지는 변화구가 있다. 필승조로 삼진을 잡을 수 있는 선수들"이라며 내년 시즌 필승조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와카야마(일본)=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